[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관악구는 구로·금천구와 함께 정치지형으로 진보세가 강한 서울 서남권 대표도시다.
이번 6.1지방선거에서도 옆 자치구인 구로구가 민선 3·4기 구청장이 당선된 이래 12년만인 민선 8기에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관악구는 더불어민주당 박준희 현 관악구청장이 당선, 재선에 성공했다.
물론 구로구는 민주당 출신 이성 구청장이 3선을 마치고 출마를 하지 못한 가운데 치러진 선거로 지역 기반이 강한 전국 충청향우회장인 문헌일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관악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2일만에 치러진 첫 선거인데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 전 동에서 승리, 59.05% 득표율을 달성할 정도로 유리한 분위기에서 치러진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이행자 후보가 47%를 득표, 당선자인 박준희 현 구청장에게 5.8% 뒤진 결과를 보였다.
역대 관악구청장을 지낸 사람들 출신을 보면 얼마나 진보세가 강한 지역인지 알 수 있다.
관악구는 전북 출신인 1대 진진형 구청장, 2~3대 김희철 구청장이 11년을 당선됐다. 이어 전남 함평 출신 유종필 전 구청장이 5~6대 8년을 역임했다. 이어 전남 완도 박준희 구청장이 7~8대 구청장에 당선돼 8년 등 모두 민주당 후보가 27년을 집권하게 됐다.
반면 보수정당 출신으로 관악구의원 출신 관악 토박이 김효겸 구청장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치러진 민선 4대 구청장에 당선, 겨우 4년 구정을 운영했다.
민주당 구청장 27년, 국민의힘 구청장 4년.
이 때문에 관악구는 “보수 정당으로서는 난공불락”이냐는 말이 나도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 관악구가 이처럼 민주당 아성인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관악구민들 출신부터 보면 호남출신이 40% 정도, 충청 출신이 3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청년층 1인가구가 40%를 차지하는 인구구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젊은층이 투표를 포기, 투표율이 50%선에 이를 경우 호남 출신이 많은 지역이라 민주당이 승리하는데 유리한 구도를 갖고 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서 관악구의원도 민주당 11, 국민의힘 8명이 선출됐다. 그동안 정의당 의원이 꾸준히 당선됐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낙선, 눈길을 모으고 있다.
관악구 출신 관계자는 “ 관악구는 보수 국민의힘이 조직력이 약한데 반해 민주당은 구, 시의원 등 조직이 튼튼해 당분간 보수가 구청장 선거만큼은 승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정당으로서는 돌밭이나 다름 없어 열심히 조직을 가꾸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울 한 자치구 국장은 "난공불락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정치에서 내 땅이 어디 있느냐. 구민을 잘 섬겨야 할 것"이라며 경계했다.
물론 2년 뒤 있을 총선은 정치 지형이 워낙 유동적이어 관악구을에 도전할 오신환 전 의원과 관악구 갑에 도전할 유종필 전 구청장이 어떤 결과를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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