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비타민…' 미용주사에 줄줄 새는 실손보험료, 부작용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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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마늘주사와 비타민주사, 백옥주사 등 일명 ‘미용주사’ 시장이 연간 수천억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부담도 커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미용주사의 경우 병의원들이 수익을 목적으로 과도하게 시술해 안전성과 보험사기 논란까지 나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손해보험협회와 현대해상 등에 따르면 국내 미용주사 비급여 처방 규모는 작년 기준 2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미용주사는 백옥주사, 마늘주사, 감초주사, 태반주사 등 피부미용이나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병의원에서 시술받는 주사제를 의미한다.


국내 비급여 미용주사 시장은 2017년 연간 1000억원 규모에서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는 중이다. 실손보험 청구금에서도 비급여 주사제의 사용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국내 대형 손보사의 비급여 주사제 손해율은 2017년 이후 연간 25% 증가해 백내장이나 도수치료 등과 함께 실손보험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용주사의 또 다른 문제점은 안전성이다. 미용주사 시술이 늘면서 부작용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당국에 보고된 부작용 이상사례는 1378건으로 이중에서도 패혈증 쇼크 등의 중대 이상이 116건이나 됐다.

안전성은 떨어지는데 실제 효과도 크지 않다는 조사도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지난해 공개한 ‘미용·건강증진 주사의 안전성 및 유효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보톡스를 제외한 비급여 미용주사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반면 과민성 쇼크 등의 중대 부작용 사례가 다수 확인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약품부작용보고시스템과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신데렐라주사, 백옥주사, 마늘주사, 태반주사, 비타민주사, 윤곽주사, 보톡스 등 7종에서 발진, 부종, 두드러기와 같은 부작용 사례가 발견됐다.


이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정책연구팀장은 "현재로서는 미용주사의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반면 과민성 쇼크와 같은 중대 부작용 사례는 지속적으로 보고되는 만큼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용주사 시술이 늘면서 일부에서는 실손보험 허위청구 등 보험사기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비급여 주사제를 처방받고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경우도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은 현대해상 책임전문위원은 "불명확한 미용주사제의 효과는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의 사용으로 대중들에게도 알려지면서 그 과학적 근거수준이 낮음에도 효과가 부풀려져 비급여 처방 증가로 이어졌다"며 "이런 열풍 속에서 비급여 주사제가 실손보험금 허위청구 등 보험사기에 이용되는 사례까지 증가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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