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곽민재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아모텍의 근접무선통신(NFC), 무선충전, 모바일결제 안테나 부품이 들어간다. 아모텍은 삼성 스마트폰에 이들 부품을 최초로 적용한 기업이다. 정전기로부터 제품 내 반도체와 회로 등을 보호하는 칩배리스터도 글로벌 스마트폰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부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아모텍은 지난해 ‘북미 글로벌 전기차 회사’의 품질테스트를 통과하고, 올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MLCC는 전자부품 회로에 안정적으로 전기가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김병규 아모텍 회장(67)은 "전장용 MLCC 시장은 내구성과 신뢰성이 중요해 주로 기술력을 가진 일본과 한국의 소수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었다"며 "북미 글로벌 전기차 기업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아모텍의 MLCC가 적용되면서 아모텍의 기술력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20년 전부터 삼성 애니콜 칩배리스터 국산화= 아모텍의 주력 제품은 안테나와 세라믹 칩 부품, 브러시리스(BLDC) 모터, MLCC 등이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모비스, ZTE, 미국 전기차 회사 등이다. 김 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세라믹 소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0여년 몸담은 중소기업에서 부설연구소장 끝으로 1994년 창업했다. 일본 기업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소재·부품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이 그를 창업으로 이끌었다. 아모텍은 2000년 삼성이 휴대폰 애니콜을 출시할 당시 일본 기업에 100% 의존하던 칩배리스터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까다로운 품질검사 끝에 2003년부터 삼성전자에 물량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이어졌다.
고용량 MLCC는 아모텍의 차세대 먹거리다. 회사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MLCC 시장 또한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자동차에 5000개 가량 MLCC가 쓰이지만, 향후 1만2000개 이상의 MLCC가 탑재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모텍의 MLCC는 팔라듐과 은 등을 전극 재료로 쓴다. 니켈과 구리 등을 재료로 활용하는 범용 MLCC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범용 MLCC가 125도의 온도를 견딜 수 있다면, 아모텍 제품은 150도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범용 MLCC보다 약 1.5배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베트남 공장 올해 완공..."2030년 매출 1조"= 국내 기업 중 MLCC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기와 삼화콘덴서 정도다. 아모텍은 이 분야에 뛰어든 지 5년 만에 MLCC 생산기업으로 탈바꿈했다. MLCC와 제조 공정이 유사한 칩배리스터를 25년 이상 생산한 게 밑바탕이 됐다. 김 회장은 "MLCC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8년이지만 이전부터 MLCC와 유사한 감전보호 소자를 5년간 삼성전자에 공급하며 적층기술, 조성기술 등을 축적한 게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아모텍은 MLCC 전극 재료를 조합하고 특수 소재를 적용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관련 기술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도 통신용 MLCC를 납품하고 있다. 글로벌 광통신 주요 업체로부터 제품 승인 작업을 밟고 있다.
아모텍은 2025년 MLCC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2025년 아모텍의 MLCC 부문 예상 매출액을 3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지난해 아모텍 전체 매출액은 1986억원이다.
아모텍은 매년 매출액의 10~15%를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본사인 인천 남동공단 공장 생산라인을 2020년 완공해 가동 중이고, 베트남 공장은 올해 완공한다. 김 회장은 "전기차, 5G 등 신산업의 핵심부품인 MLCC를 기반으로 2030년 매출 1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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