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CAR-T 치료제는 환자 맞춤형 자가 생산을 해야 합니다. 바이젠셀은 감마델타T세포를 기반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범용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는 20일 범용 세포·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함으로써 차세대 대표 바이오 의약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항체치료제를 넘어 기존에 완치가 어려웠던 희귀 유전병·난치병을 치료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백혈병을 치료하는 노바티스의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세포 치료제 '킴리아'는 지난달부터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2026년까지 세포치료제시장은 연평균 36.2% 성장해 46억8420만달러, 유전자치료제시장은 연평균 27.6% 성장해 54억292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젠셀은 면역 저하 상태일 때 쓰이는 면역항암제와 면역 과도 상태일 때 사용하는 면역억제제를 모두 개발한다. 면역항암제로는 항원 특이 살해 T세포(CTL)를 활용한 '바이티어(VT)'와 감마델타 T세포 기반 '바이레인저(VR)', 면역억제제로는 '바이메디어(VM)'까지 크게 3개의 플랫폼, 9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임상에서 가장 앞서있는 것은 NK·T세포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VT-EBV-N'으로 현재 2상을 진행 중이다. 혈액에서 채취한 T세포를 항원 특이 살해 T세포로 배양해 암세포를 표적·제거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김 대표는 "VT-EBV-N은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발 단계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돼 2상을 마치면 시판을 하면서 3상을 할 수 있다"면서 "2025년 정도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바이레인저는 동종 면역 반응이 없는 감마델타 T세포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자가 맞춤생산을 해야 하는 CAR-T 치료제보다 폭넓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김 대표는 "감마델타 T세포는 일반 T세포보다 특이성이 조금 덜하지만 다른 사람의 몸을 공격하는 특성이 없어 범용으로 활용 가능하고 대량 생산할 수도 있다"며 "자가 생산하는 CAR-T 치료제의 비싼 가격과 생산성을 보완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젠셀은 감마델타 T세포에 CAR 기술을 접목한 'VR-CAR'도 개발 중이다. 아직 상용화된 감마델타 T 치료제는 없지만 최근 미국 애디셋 바이오가 발표한 임상 중간 결과 암세포가 사라지는 ‘완전관해’까지 발견되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는 "일반 CAR-T 치료제는 혈액암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감마델타 T세포는 조직 침투력이 높아 고형암까지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토피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면역 억제 세포치료 플랫폼 바이메디어는 제대혈에서 뽑아낸 골수성 억제세포를 활용한다. 바이젠셀은 골수성 억제세포 대량생산 기술을 활용한 범용 면역억제 세포치료제로서는 세계 최초로 인체적용임상을 승인받았다. 이달 9일에는 아토피 치료제로 개발 중인 ‘VM-AD’의 전임상 결과를 미국면역학회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에는 호주에서 VM-AD의 임상 1상 IND를 신청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세포치료제 트렌드가 항암 면역 치료제 중심으로 강조되고 있는데 아토피라는 시장만 하더라도 특정 종양만큼이나 큰 시장"이라면서 "바이메디어, 바이레인저는 해외 임상을 통해 객관적인 자료를 갖추고 라이선싱 아웃할 전략"이라고 알렸다.
지난달에는 서울 금천구에 바이젠셀의 GMP 시설이 준공됐다. 올해 하반기 중 바이오의약품 제조에 필요한 허가를 획득하고 본격 가동할 전망이다. 그는 "GMP 완공으로 인프라를 갖춰 그동안 미뤄졌던 파이프라인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연구실 확장 등 상반기에 모든 시스템이 정비되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준비를 마치고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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