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디지털 기반의 개인 금융정보가 빠르게 유통되면서 개인맞춤형 자산관리 시장이 본격화하고 있다. 여러 정보를 분석하고 가공해 이용자의 생애 주기에 맞춰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덜란드의 정보 공유 플랫폼 '옥토(OCKTO)'의 공동 창업자이자 금융상품 총괄을 맡고 있는 폴 얀센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얀센 총괄은 오는 26일 열리는 서울아시아금융포럼 ‘모두를 위한 마이데이터-해외 성공사례를 중심으로’에서 '마이데이터와 자산관리’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얀센 총괄은 "옥토는 향후 고객의 생애 주기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유통하는 최고의 솔루션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며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안전하고 간편하게 공유하길 원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 같은 방안을 금융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까지 확장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옥토는 일종의 데이터 저장 및 정리, 제공업체다. 민간과 공공에 퍼진 각종 개인 정보를 수집해 디지털로 유통한다. 은행 계좌 정보 뿐만 아니라 연금, 세금, 자산 및 부채, 소득, 주택 상황 등과 같은 정보를 정부 기관 또는 민간 기업으로부터 확보해 데이터를 검색하고 분석한다. 이용자가 공인 인증 등을 활용해 해당 정보 확보 기관에 로그인하면 옥토가 모든 관련 데이터를 검색하고 개요를 정리해 보여주는 식이다.
얀센 총괄은 "통상 네덜란드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어드바이저(대출 중개인)가 고객의 상담을 받고 은행 등과 연결해주는데 이 과정에서 각종 서류를 제출하고 정보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옥토를 이용하면 이 과정이 모두 자동으로 진행되며 고객은 각종 정보를 요구하는 단계마다 알림을 받고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정보의 주권을 기관이나 기업이 아닌 개인이 갖고 자유롭게 활용하는 국내 마이데이터 사업과 같은 맥락이지만 아직 초창기인 국내와 달리 옥토는 이미 빠르게 성장 중이다. 얀센 총괄은 "매년 모든 지표가 두배 이상씩 커지고 있고, 공유하는 데이터가 매달 3만건에 이른다"며 "이미 네덜란드 금융시장의 주요 기관들과 대부분 연결하면서 굉장히 신뢰도 높은 플랫폼을 구축했고 향후 더 많은 기관, 기업은 물론 다른 유럽 국가로 진출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얀센 총괄은 아직 초창기인 국내 시장에 대한 부러움도 드러냈다. 바로 표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도입한 점이다. 기존에는 각 기업이나 기관의 홈페이지에 표시된 정보를 일일이 스크래핑(긁어오기)했다. 때문에 주소나 이름 등의 항목이 위치만 바뀌어도 정확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었다. 스크래핑을 위해 각 고객의 인증 정보도 직접 저장하고 관리해야 했기 때문에 과도한 정보 활용에 대한 보안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표준 API가 의무화되면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된 것이다.
얀센 총괄은 "우리도 은행 등 일부 기관과는 API를 연결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유럽 정부들은 API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며 "데이터 최소화가 잘 구현되고 투명하게 공유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API 방식으로의 전환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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