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이 트렌드 된 MZ세대…"워라벨이 좋거나 연봉이 높거나"

퇴사·입사 반복 '프로이직러'
대기업 은행서 미련 없이 사직
청년 46% 이직 경험…임금 등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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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정이슬씨(34·가명)는 지난달 25일 여섯 번째 직장에 입사했다. 대기업·연구원·대학교 등에서 총 7년여간 이력을 쌓은 후 간 곳은 스타트업 펀드운용사다. 정씨가 이곳을 택한 이유는 ‘주 20시간 근무에 100% 재택근무 허용’이라는 조건 때문이다. 정씨는 "다양한 곳에서 업무 경험을 쌓고 싶어 이직을 했다"면서도 "지금은 나의 생활 전반을 컨트롤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평생직장 문화가 사라지면서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에서 이직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 가운데는 일과 삶의 균형, 연봉 등을 기준으로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는 ‘프로이직러’도 대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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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던 이수남씨(35·가명)는 올해 초 7급 행정공무원으로 전직했다. 이씨는 "하루 3시간 넘게 초과근무를 했지만 근무수당이 나오지 않았다"며 "야근이 일상화되면서 위염까지 찾아왔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로이직러에게는 이직할 때마다 몸값(연봉)을 올려받는 경우도 있다.


시중은행에 다니다 여의도 소재 대기업 금융 계열사로 이직한 이민희(28·가명)씨는 "현재 회사의 연봉이 1000만원 정도 더 높아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며 "성장 가능성, 향후 추가 이직 등을 고려했을 때 대기업이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이직이 활발한 것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 32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한 ‘청년 이직자 총괄 보고서’에 따르면, 일을 한 경험이 있는 청년 중 46.0%는 이직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 사유는 임금·사내 복리후생이 23.9%로 가장 높았으며, 직장 상사 등 근무환경(20.4%), 육아·가사 등 집안 사정(16.1%), 적성 기술 불일치(14.0%) 등이 이어졌다.

인터넷상에도 이직 관련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퇴직자가 준비해야 할 TOP 5’ ‘환승 이직 팁’ 등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글에는 근속 기간에 따른 퇴직금 수령, 실업급여 수령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겼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MZ세대의 경우 한 곳에 정착하고 머물려는 생각보다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급여 수준, 복지의 범위 등을 평가해 자신이 몸담을 곳을 정하고 단기간에 최대 효과를 누리려는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구직자와 구인자 모두 전 세대가 중요시했던 노동의 철학, 가치 등을 중시하지 않는 경향도 반영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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