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바야흐로 '문 러시(Moon Rush)' 시대다. 올해에만 총 6개국이 달 탐사에 나서기로 계획돼 있다. 그런데 전세계의 과학자들이 한국이 오는 8월 발사하는 달 탐사선(Korea Pathfinder Lunar Orbit·KPLO)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달 탐사 관련 특집 보도를 통해 "올해 예정된 모든 달 탐사 임무 중 특히 한국의 첫번째 천체 탐사인 KPLO에 전세계의 과학자들이 관심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처는 '6개국이 달 탐사를 시작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미국, 일본, 인도,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등과 함께 달 탐사를 추진 중인 6개국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특히 타국은 대략적인 개요만 설명한 반면 한국의 KPLO에 대해선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해 집중 조명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우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공해 KPLO에 부착된 섀도우캠(ShadowCam)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고감도의 가시광선 카메라인 섀도우캠은 여태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달의 영구 음영 지역을 탐사해 고해상도의 사진을 보내오는 데 사용된다. 마크 로빈슨 미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섀도우캠이 획득한 사진은 달 극지대에서 물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달의 극도로 낮은 기온으로 인해 형성된 특이한 지질학적 현상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의 과학자들은 또 KPLO에 장착된 여러 국산 장비들의 관측 결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제작한 광시야 편광카메라(PolCam)는 인류가 다른 천체를 편광 카메라로 촬영해 전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데이비드 블레웻 존홉킨스대 천문학 교수는 "그동안 편광을 통해 단단한 행성의 표면을 촬영하는 연구가 진행된 적은 거의 없다"면서 "(KPLO의 편광 카메라가) 달의 다양한 곳을 촬영해 전달해줄 달 표면의 구성 성분ㆍ지형 등의 데이터들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편광카메라의 촬영 결과는 달 표면 토양의 입자 크기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 이에 2025년 이후 실행될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달 유인탐사를 위한 우주인들의 착륙 장소 선정에 참고된다.
네이처는 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제작한 감마선 분광기도 주목할 만한 과학기구로 언급했다. 달에서 인류가 채굴할 수 있는 티타늄, 헬륨-3 등 여러가지 자원들의 분포도를 작성할 수 있다. 이안 개릭-베델 미국 캘리포니아대 천문학 교수는 "달 표면을 거의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달 먼지의 성질은 과학계의 큰 미스터리 중 하나"라면서 "달 표면의 먼지가 위도에 따라 어떻게 분포돼 있는 알게 되면 과학자들이 달의 진화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가 개발한 자기장 측정기(KMAG)도 달의 미스터리 중 하나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달은 지구처럼 철 성분으로 이뤄진 핵을 갖고 있지만 작고 차다. 지구는 액체로 된 핵이 회전하면서 자기장을 만들어내지만 달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달 표면의 특정 영역ㆍ바위들은 각각 정도가 다르지만 강력한 자성을 띄고 있다. 이는 달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오랜 숙제다. 게릭-베델 교수는 "KPLO의 자기장 측정 결과가 달 자기장의 신비를 푸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KPLO는 오는 8월1일 미국 올랜도 우주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KPLO의 이름 선정을 위해 대국민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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