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미국 주도의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075형 신형 강습상륙함 2척의 합동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신형 상륙함 2척이 합동 훈련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075형 상륙함 2번함 광시호와 1번함 하이난호가 합동 상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4월 취역한 하이난호의 실전 전투 경험을 습득하기 위해 합동 상륙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광시호의 전투 준비 시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전했다.
075형 상륙함은 기동헬기 30대, 상륙장갑차 20대, 공기부양상륙정 4척, 해병대 1000명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는 4만t급 대형(경함모급) 군함이다. 재원 측면에서 미국의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호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동부 및 남부사령부에 1만2000여명 규모의 해병 여단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해병 여단의 전력 증강을 위해 모두 3척의 075형 상륙함을 운용할 계획이며, 3번째 상륙함도 현재 시험 운항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글로벌 타임스는 신형 상륙함이 대만용 임을 분명히 했다. 이 매체는 군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작전이 단행될 경우 남부 사령부 소속 하이난호는 대만 섬 남쪽으로, 동부 사령부 소속 광시호는 대만 섬 북쪽으로 상륙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신형 상륙함의 합동 훈련은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의 실전 훈련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랴오닝함은 현재 대만 동쪽 태평양 해상에서 100회 이상의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랴오닝함의 훈련에는 055형 신형 구축함 1척과 052D형 구축함 2척, 052C형 구축함 1척, 054A형 프리깃함 1척, 901형 보급함 1척 등이 동원됐다.
이번 상륙함 합동 훈련은 함재기를 통해 대만의 제공권을 장악한 후 중국 해병대가 상륙하는 대만 탈환 복합 훈련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의 미국과 대만에 대한 비난 강도도 높아졌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ㆍ태평양 조정관은 특별정상회의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시사하자,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중국과 아세안 국가를 분리시키기 위한 정치적 술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실제 미국은 특별정상회의에서 아세안에 1억5000만 달러(한화 1931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6000만 달러는 아세안 각국의 해상 보안을 위한 장비용(쾌속정)이라고 미국 측은 설명했다. 이번 회의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회의임을 미국도 숨기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역내 평화와 안정, 단결과 협력을 해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문제에서 불장난을 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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