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980년대 후반 우리나라 어장에서 매년 수만t 씩 잡혔던 명태의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국내 과학자들이 동해의 해류 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약 2℃ 상승한 것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서울대는 조양기 교수 연구팀이 부산대, 강릉원주대, 국립해양조사원 등과 함께 동해안 명태가 사라진 환경 변화 원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처음으로 해류 변화 및 수온 상승이 '주범'이라는 사실을 인공위성 관측자료와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1980년대 후반 기후변화가 명태 어획량의 급감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인공위성 관측 자료를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와 함께 녹여 내 신뢰성 높은 해류와 수온 재분석 자료를 만들어 냈다. 이 결과 1980년대 후반 명태 산란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약 2℃ 상승해 동해안에 명태가 산란을 할 장소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 입자 추적 모델을 개발해 명태의 알과 유생을 추적한 결과, 1980년대 후반에 변화된 해류에 의해 산란지에서 동해안 서식장 (북위 38도 이남)으로 이동된 개체 수는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980년대 후반 북쪽으로 흐르는 동한난류의 강화로 인해 남부 지역으로 이동된 명태 유생 개체수의 급격한 감소와 수온 상승을 우리나라 동해안 명태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즉 1980년대 후반의 급격한 기후변화 때문에 약해진 몬순으로 겨울철 기온상승과 북서풍 약화는 과거처럼 동한난류의 북상을 저지시키지 못해 명태의 산란 및 어장 해역의 온난화가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1980년대 초까지 매년 수 만톤 씩 잡혔던 동해안 명태 어획량이 1980년대 후반 급격하게 줄어들었는데, 남획과 기후변화 등의 가능성이 제시되어 왔으나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자료가 부족했었다"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해류변화와 수온상승으로 동해안이 명태 산란과 유생 정착에 불리한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처음 밝혔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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