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맞선 동학개미 힘…文정부 코스피 3300 터치

코로나 대유행 가장 큰 위기…2020년 1400선까지 폭락
떠나는 기관·외인 맞선 개미…사상 첫 3000선 넘게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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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2200→2600→1400→3300→2600.


5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10일 퇴임하는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 코스피는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증시가 연이어 폭락한 여파를 딛고 이뤄낸 결과다. 그 배경에는 '동학개미 운동'으로 대표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있었다. 다만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 등으로 지수가 연일 뒷걸음하고 있어 차기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취임일인 2017년 5월10일 2270.12에 마감했던 코스피는 꾸준히 오르며 2018년 초에는 2500선을 넘겼다. 국내 증시에 찾아온 첫 번째 위기는 미중 무역분쟁이었다. 2018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메기겠다고 나서면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고, 코스피는 2000선 초반까지 후퇴한 뒤 박스권에 갇혔다. 이후 양국 갈등이 격화하며 코스피는 2019년 8월경 2000선 밑에서 움직였다.


임기 중 국내 증시가 맞은 가장 큰 위기는 코로나19 대유행이었다. 2020년 2월 들어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유행하며 전세계 증시가 요동쳤다. 2020년 초반 2000선 초반에서 움직이던 지수 코로나 여파 맞고 그해 2월 말부터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3월 다시 2000선이 붕괴된 뒤 3월19일 장중 1439.43까지 후퇴했다.


하락하던 국내 증시 반등의 계기는 '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였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며 이들의 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팬데믹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떠난 국내 증시에서 개미들은 '큰손'이 돼 증시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2020년 상반기 개인은 코스피에서 32조원 순매수하며 각각 10조원과 25조원어치 팔아치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섰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7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당시 국내 증시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이 떠나버린 시장에서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는 3월23일을 저점으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 1월6일 오전 장중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꾸준히 오르던 코스피는 같은 해 6월25일 장중 3316.08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가 기준으로는 7월6일 3305.21으로 역사적 고점을 달성했다.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국내 증시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맞고 있다.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출몰과 글로벌 경기 악화로 코스피는 새해 들어 2700선 아래로 후퇴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Fed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 등의 악재가 산재해 차기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주식 양도세 폐지와 기업 물적분할 제한, 공매도 제도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기 정부의 정책에 대해 "국내 증시 방향성은 대외적인 변수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면서도 "자본시장 발전 공약들에 주안점을 상당 부분 두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증시를 리레이팅시킬 수 있는 요인들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문 대통령 취임일인 2017년 5월10일과 최근 거래일인 지난 6일 기준으로 지수를 비교했을 때 코스피는 15.34% 올랐다. 이는 직전 정부인 박근혜 정부 임기 코스피 상승률인 3.89%보다 높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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