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구글과 애플이 미얀마 군정의 선전 도구로 알려진 현지 국영방송의 앱을 공개 하루 만에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국영방송 MRTV가 공개한 앱이 지난 5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삭제됐다. 같은 날 새로운 도메인 mrtvmedia.com을 사용하는 웹도 사라졌다.
앞서 MRTV는 지난 4일 네피도에서 쿠데타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까지 참석한 가운데 모바일 앱과 웹 출시 기념식을 성대하게 치른 바 있다.
구글 등이 미얀마 군정 사업과 네트워크를 감시하는 반군부 시민단체의 요구를 신속히 받아들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부 감시단체 저스티스 포 미얀마(JFM)는 지난 5일 구글과 애플에 "미얀마 군부가 국민을 상대로 펼치는 심리전의 일환"이라며 앱 사용 금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다나 마웅 JFM 대변인은 SNS에 "MRTV가 정규 방송을 통해 민주진영 인사들을 테러리스트로 지칭하고, 고문 피해자 사진을 방송에 내보내 공포심을 확산시키는 등 선전, 허위, 가짜뉴스를 광범위하게 유포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MRTV가 2017년 로힝야족을 테러범으로 묘사하고, 군의 집단 학살을 부정하기도 했다"고 규탄했다.
JFM측은 특히 군정이 확산시키려 했던 앱이 각 스토어 권한에 따라 위치 추적과 오디오, 사진, 비디오를 촬영할 수 있어 사용자에게 심각한 위험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MRTV는 유럽연합(EU)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퇴역 장군 마웅 마웅 온이 이끄는 미얀마 군정 정보부의 통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 세력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미얀마 총선거가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14개월 동안 민주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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