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유럽연합(EU)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인으로 알려진 알리나 카바예바에 대한 제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5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은 EU 집행위원회가 6차 대러 제재안 초안에 카바예바를 포함해 수십 명을 새로 제재하는 방안을 담았다고 보도했다.
2004년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카바예바는 은퇴 직후 러시아의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공천을 받아 약 8년 동안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2014년엔 러시아 최대 언론사인 내셔널미디어그룹의 회장으로 임명됐다.
푸틴 대통령과의 염문설은 2008년 처음 나왔다. 당시 한 매체는 푸틴 대통령이 이혼하고 카바예바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자녀가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해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EU 제재 대상에는 카바예바 외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축복한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 '푸틴의 입'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직계 가족 등이 포함됐다.
부차 민간인 학살 혐의를 받는 러시아군 관계자, 마리우폴 포위전으로 수천 명의 희생자를 만든 러시아 국방관리센터 미하일 미진체프 소장 등도 새로 제재 명단에 올랐다.
EU는 이들을 대상으로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 등 제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재 패키지에는 러시아 석유 수입을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조치 등도 포함됐다.
다만 제재안 통과를 위해선 EU 27개 회원국 정부의 만장일치 합의가 필요하므로 카바예바 개인 제재가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국제사회에서 카바예바에 대한 제재 방안이 거론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미국 정부도 지난달 카바예바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다 막판에 보류한 바 있다. 이러한 제재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사적인 공격으로 여겨진다면 양국 긴장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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