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소리나는 금리"…미국 빅스텝에 '영끌족' 비명

영끌족 30대 부부 "이자 부담 1년만에 40만원 늘어"
자영업자도 "방역수칙보다 무서운게 대출금리"

한은 기준금리 인상 빨라질 듯
은행 대출금리 추가 상승 확실시
주담대, 신용대출 금리 앞으로 더 오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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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 직장인 지현우씨(39), 박영민씨(37) 부부는 어린이날에 아이들과 외식을 하면서도 계속 한숨이 나왔다. 스마트폰으로 번갈아가며 미국 금리인상 기사를 검색하고 은행앱을 확인했다.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오를 거라고 생각하니 밥이 넘어가질 않았다. 2년 전 집을 산 부부는 지난달 은행으로부터 주담대 금리가 2.85%에서 3.49%로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


박씨는 "월이자만 110만원이다. 1년 전보다 40만원 가까이 올랐다"며 "기절할 노릇"이라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씨는 "작년에 인터넷은행에서 30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파서 주식투자를 했는데 연장하려고 보니 이자가 3.4%에서 5.1%로 올랐다"며 "마이너스 수익을 보고 있어 돈을 빼지도 못하고, 월급 받아 이자 내는 데 다 쓸 판"이라고 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빅스텝을 밟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이렇게 되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지표금리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고객들의 대출금리도 치솟는다.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들)의 비명소리는 더 커졌다. 작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총 네 번 올렸다. 이 영향으로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는 6%를 넘겼고 신용대출 금리도 5%까지 올랐는데, 여기서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6일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주담대 금리는 혼합형 4.02~6.09%, 변동형 3.42~5.08%, 신용대출 금리는 3.77~4.94%로 집계됐다. 재테크 커뮤니티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금리 2%초반에 몇 억원씩 빌릴 수 있었는데 1년 만에 딴 세상이 됐다"는 푸념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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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도 "방역수칙보다 무서운 게 대출금리"라고 입을 모은다. 유명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서민주씨(43)는 어린이날이었던 어제 매출이 평소 주말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코로나19 방역 해제로 사람들이 외식을 하기 시작하자 배달 주문 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씨는 "가게 문을 열 때 은행 몇군데서 1억9000만원 대출을 받았는데 처음에 월 35만원이었던 이자가 지금은 70만원이 넘는다"며 "장사가 잘 될 때는 걱정 없었지만 앞으로 파리 날릴 게 뻔한데 이자 낼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금리가 뛰면서 올해 초부터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자 은행들은 금리를 0.1~0.55%포인트 내려 대출 문턱을 낮췄다. 이런 인위적인 금리 인하도 앞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지표금리가 올라가면 아무리 은행이 대출금리를 낮추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도 더 뛸 것이고, 은행들이 이익을 남기는 가산금리를 낮추더라도 전체적 금리 인하 효과는 묻히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금리가 조정됐다는 걸 체감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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