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계륵(鷄肋)’이 된 5G 28㎓ 대역 주파수 정책을 실현 가능한 대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도 시장과 기술 현실을 고려한 정책 전환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3일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통신 3사의 5G 이동통신 주파수 구축 실적 제출 현황에 따르면 통신 3사의 5G 28㎓ 망 구축 의무 이행률이 평균 11.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 1868대, SK텔레콤 1605대, KT 1586대로 나타났다. 망 구축 의무 수량인 1만5000대 대비로는 각각 12.5%, 10.7%, 10.6%다. 다만 5G 3.5㎓ 대역에선 통신 3사 모두 구축 의무 수량의 2~3배에 달하는 이행실적을 기록했다. 3.5㎓ 대역에선 SK텔레콤이 2만2500국 중 7만7876국으로 가장 많이 구축했고, LG유플러스(6만6367국), KT(6만5918국) 순으로 나타났다. 망 구축 의무 수량인 2만2500국 대비로는 각각 3.46배, 2.95배, 2.93배 규모다.
과방위 소속 양정숙 의원은 "미국·일본 등 28㎓ 5G 상용화를 먼저 선언했던 국가들도 초고주파 대신 중저주파를 이용해 5G 서비스의 속도와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실현 가능한 현실적 대안을 강구하기 위해 내년 주파수 이용 기간 만료 전 시장과 기술 현실을 고려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 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 관련 ‘28㎓ 대역 주파수 활성화 대책’에 대한 사전 질의에 "28㎓ 활용도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기술적 특성, 해외동향, 서비스 수요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해외는 이미 28㎓ 정책을 선회한 지 오래다. 미국 1·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AT&T는 각각 2019년 4월과 2021년 7월 광대역(28㎓·39㎓) 5G를 상용화했다. 미국 무선 네트워크 조사기업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28㎓ 5G의 이용자 도달률은 0.5%이며, AT&T(0.3%)와 T-모바일(0.3%)은 이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 28㎓ 주파수 대역을 주로 이용하던 버라이즌은 가용률이 1% 미만에 불과했다. 미국 국방혁신위원회는 5G 생태계 보고서를 통해 5G 투자전략을 28㎓ 대역에서 중대역으로 전환할 것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일본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3월 총무성이 발표한 디지털 전원도시국가 인프라 정비계획을 보면 내년 말 5G 인구 대비 커버리지 95% 달성 및 기지국 수 목표에서 28㎓는 검토에서 제외됐다. 일본 이통사들은 LTE 주파수 대역에서 LTE와 5G를 같이 사용 가능한 ‘DSS 방식’으로 커버리지 확대 추진에 나서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도코모는 일부 자사 대리점 내부 등 한정된 장소에서만 28㎓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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