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독일 정부가 올 여름까지 러시아에 대한 석유 금수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히면서 유럽연합(EU)의 추가적인 대러제재 패키지 방안이 곧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 일부 석유금수에 반대하는 국가들은 제외시키거나 금수조치 참여를 유예시키는 조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유럽연합(EU)의 새로운 대러제재안을 지지할 것이며 석유금수조치를 포함한 새로운 제재를 준비중"이라며 "이렇게까지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하게 된 것은 실수였다. 천연가스 수입에서 벗어나는데는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러시아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것"이라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앞서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과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도 독일이 올해 여름까지 러시아산 석유수입 금지 준비를 마치고 금수조치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벡 부총리는 "독일의 러시아산 에너지 비중은 석유 12%, 석탄 8%, 천연가스 35%까지 줄였다"며 EU의 석유 금수조치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이르면 오는 4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6차 대러제재 회의에서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가 발효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 금수조치에 아직 반대하고 있는 국가들은 수입금지 의무를 면제해주거나, 제재 동참을 유예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내에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지만, 석유금수조치가 빨리 발효돼야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CNBC에 따르면 EU에서는 러시아 재정수입의 35% 이상이 석유수출 대금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천연가스 대금 비중은 7% 정도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석유금수조치 발동이 러시아의 전쟁비용 마련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폴란드 등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나라들은 석유금수조치가 빨리 시행돼야한다고 주장 중이다. 안나 모스크와 폴란드 기후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 제재 조치에 명확한 날짜와 요구 사항이 포함되길 원한다. 어떤 빈틈도 없는 완전한 조치여야 한다"면서 연내에 금수 조치가 취해지길 바란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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