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구 표면과 우주기지를 연결해 로켓보다 훨씬 저렴하게 사람과 물자를 운송할 수 있게 해주는 ‘우주 엘리베이터’의 핵심 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강철의 100배 이상 강하지만 무게는 4배 이상 가벼운 신소재로서 우주 엘리베이터뿐만 아니라 우주, 국방, 항공 분야 등에서 꿈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구본철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류성우 수원대 교수, 빌라텔라 스페인 임데아 머터리얼스 연구소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초고강도·초고탄성 탄소나노튜브 섬유 소재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는 초경량, 초고강도에다 구리 수준의 높은 전기전도도와 다이아몬드 수준의 열전도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탄소나노튜브를 섬유화할 경우 인접한 탄소나노튜브와의 접촉 면적이 낮고, 길이가 짧아 물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어 광범위한 사용이 어려웠다. 기존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계 탄소섬유는 강도가 높고 탄성률이 낮으며, 피치계 탄소섬유는 강도보다는 탄성률이 높은 특징이 있다. 탄소섬유 강도와 탄성률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연구는 탄소나노튜브를 약 1% 정도의 소량만 첨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왔다.
반면 연구팀은 기존 탄소섬유 전구체인 고분자와 피치를 사용하지 않고 탄소나노튜브 단독 섬유를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습식섬유 제조공정을 통해 고밀도·고배향 탄소나노섬유를 제조했다. 고온에서 열처리해 흑연구조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특이 구조로 전환시켜 탄소나노튜브 접촉 면적이 늘어나도록 했다. 이렇게 제조한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기존 탄소섬유가 보이지 못한 초고강도(6.57GPa)·초고탄성(629GPa) 특성을 동시에 보이며 유연성을 나타내는 매듭강도까지 높아 많은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구 박사는 “탄소섬유 분야 후발 주자인 대한민국이 탄소나노튜브 소재를 이용해 해당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K-탄소섬유 제조기술로서 우주·국방·항공 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소재 강국으로 진입하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탄소나노튜브 기반 초고강도·초고탄성 탄소섬유 제조 원천기술은 확보했으니 앞으로 핵심 소재인 이중벽 탄소나노튜브 대량생산 기술이 확보되어야 초고성능 탄소섬유 양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IF: 14.14, JCR 6.25%) 최신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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