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기차 고객불편, 선제대응"…전세계 엔지니어 소집한 현대차

6~7월 '글로벌EV 테크랩' 행사
정비 역량 높여 고객불편 대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네시스하우스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네시스하우스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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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현대차 그룹이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전 세계 주요 지역의 엔지니어와 정비 전문가를 불러모은다. 전기차 보급이 최근 빠르게 늘면서 그에 맞춰 앞으로 정비수요도 만만치 않게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서다.


차량정비 기술이나 서비스의 수준이 현지 시장에서 고객 만족도를 좌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정비역량을 끌어올려 고객불편을 줄이기 위한 취지다. 급변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문제가 불거기지 전 선제적으로 대처법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 터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6~7월에 걸쳐 천안 글로벌러닝센터(GLC)에서 ‘글로벌 전기차(EV) 테크랩’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의 전기차를 판매중인 주요 국가별로 엔지니어나 정비부문 키맨을 모으는 자리다. 세미나나 워크숍을 통해 각 나라별로 전기차 정비와 관련한 동향을 공유하는 한편 최신 진단 장비·시스템, 기술을 공유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천안 GLC는 현대차 연수원 가운데 한 곳으로 판매·정비 등 대고객 접점 최일선에서 일하는 직원을 위한 교육장소로 주로 쓰이는 곳이다.


현대차는 올 들어 정비사업조직을 개편하면서 전기차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유럽·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상품의 생애 전주기 측면에서 보면 자동차는 어떤 재화보다 판매 이후 정비·관리가 중요한 제품으로 꼽힌다. 승객이나 보행자 안전과 직결된 데다 제품 만족도나 후속구매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본격적인 보급확대가 이제 막 시작되면서 보유자가 늘어난 터라, 개발·생산자 입장에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언제든 수면 위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기차에 특화된 정비역량을 가다듬기 위해 현대차는 기존 인증프로그램에서 파생된 '현대 전동차 마스터 인증 프로그램'을 최근 국내에서 선보였다. ‘이-마스터(e-Master)’ 등급을 받은 엔지니어가 현대차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을 정비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전기차에 특화된 정비역량을 가다듬기 위해 현대차는 기존 인증프로그램에서 파생된 '현대 전동차 마스터 인증 프로그램'을 최근 국내에서 선보였다. ‘이-마스터(e-Master)’ 등급을 받은 엔지니어가 현대차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을 정비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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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수십년 넘게 다져진 정비 인프라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곳곳에 촘촘한 반면 전기차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엔진에 비해 모터가 내구성이 뛰어나다곤하나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섞인 시선이 있다. 동력기관이 바뀐 것과 함께 과거에 비해 차량제어 전반에 걸쳐 전자장치가 크게 늘어난 점도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

기존 차량의 경우 문제가 생겼다면 충분히 매뉴얼이 있어 각 나라별로 자체 해결이 가능하다. 전기차 역시 매뉴얼이 있으나 이제 막 보급이 늘어나고 있는 단계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새로운 시스템의 차량인 만큼 그에 맞춰 정비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전기차에 문제가 생겨도 본사나 차량을 개발하는 연구소, 대규모 정비 조직이 모여 있어 발빠른 대처가 가능하지만 해외에선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며 "미리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져두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바뀐 시장 상황에 적절히 대처한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해 판매량 기준 글로벌 5위로 이 가운데 중국 내 판매량으로만 앞선 곳이 2곳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톱3권이다. 유럽·북미권에서 상당수 팔렸던 코나 전기차 화재이슈가 불거지자 전량 배터리 교체 리콜로 대처했다. 정의선 회장은 평소 "내연기관차 시대 패스트팔로어였다면 전기차는 퍼스트무버가 돼야 한다"고 평소 강조해 왔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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