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에도 올해 1~3월 호실적을 받아들고 미소지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봉쇄 조치 여파로 매출이 줄면서 최대 80억달러(약 10조1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회계연도 기준 2분기(1~3월) 매출 972억8000만달러, 순이익 25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9%, 6%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1.52달러였다. 두 수치는 모두 월가의 전망을 크게 뛰어넘었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1~3월 매출이 938억9000만달러, 주당 순이익 1.43달러일 것으로 전망했다.
외신들은 이번 애플의 실적이 1분기 기준으로는 최고이고 전체 분기 기준 세번째로 큰 실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증가폭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아이폰 매출은 505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5% 증가했다.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가 아이폰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늘고 지난 3월 출시한 저가형 아이폰SE 실적이 매출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아이패드 매출액은 1.9% 감소한 76억5000만달러에 그쳤고 데스크톱·노트북 PC인 맥 컴퓨터 매출은 14.7% 상승한 104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애플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서비스 부문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7.3% 증가한 198억달러로 집계됐다. 서비스 부문은 앱스토어와 애플뮤직·애플TV+(플러스)·애플뉴스·애플아케이드(게임) 등의 구독형 서비스를 포괄하며 애플은 최근 아이폰, 맥 등 하드웨어 구독 서비스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의 이번 호실적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봉쇄령,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악재 속에 나온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공급 제약이 지난해 4분기에 우리가 겪었던 것보다 크게 낮아졌다"면서 중국 봉쇄 조치가 이번 실적에는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은 4~6월 실적에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타격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 손실 규모는 40억~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봉쇄가 수요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코로나19 관련 혼란과 업계 전반의 실리콘 부족으로 인한 공급 제약이 소비자 수요를 맞추려는 우리의 생산 능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발표 이후 애플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 이상 떨어졌다.
한편, 애플은 이날 이사회가 9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CNBC방송은 애플이 지난해 자사주 매입에 883억달러를 썼다고 전했다. 애플은 배당금은 주당 0.23달러로 5% 올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