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이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면서 계속 전쟁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괴뢰정권을 수립하고 주민투표를 준비하는 등 실효지배력 강화에 나서면서 장기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맞서는 전쟁이 앞으로 수년간 지속된다고 해도 계속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며 "전쟁은 수개월 혹은 수년간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만큼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 시절 장비에서 나아가 더 많은 훈련을 요하는 나토 표준 무기체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오랜기간 도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전황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전쟁을 지속하고, 점령지에서의 괴뢰정권 수립과 러시아로의 편입을 유도하기 위한 주민투표 준비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 내에서는 장기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앞으로 10년간 계속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전쟁이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돈바스에서 지속된 국지전처럼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러시아군도 돈바스 공세 시작 후 10일이 지났지만, 점령지역이 더이상 크게 확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돈바스와 헤르손 등 주요 점령지에서 러시아로의 귀속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준비 중이다. 헤르손에서는 최근 시청을 점거하고, 새로 괴뢰정부를 이끌 시장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장기전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은 여전히 병참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언론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느리고 고르지 못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계속되는 물류 보급 장애는 러시아군이 하루 수킬로미터 이상의 진전을 이루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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