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항공사의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운송 호조로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저비용 항공사(LCC)는 여객 부문 부진으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1분기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2조8715억원, 영업이익은 617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20%, 507.68% 증가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도 1분기 매출액 1조3350억원과 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5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FSC들의 실적 개선 요인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화물 운임 때문이다.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지수인 TAC인덱스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 평균 운임은 지난 1월 1kg당 10.90달러였으나 2월 9.68달러, 3월 8.18달러를 기록하는 등 계속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1월 6.43 달러, 2월 6.42달러, 3월 5.48 달러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LCC업체인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는 여전히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1003억원의 매출액과 6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9.87% 증가했지만 적자가 지속됐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도 매출액 570억원과 812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62%, 84.78% 증가다. 하지만 영업손실을 지속하며 500억과 401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분기까지 하늘길이 제한되다 보니 해외 여행객이 부진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실적은 108만579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1분기에 기록한 1777만7255명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다음 달부터 국제선 정기편을 증편하기로 한 만큼 해외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인천공항의 잠정 여객실적은 27만37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다. 박수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출장, 신혼여행 등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수요를 중심으로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연령별 접종률을 고려했을 때 가족단위 여행보다는 2030세대의 장거리 여행 수요가 먼저 발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FSC를 시작으로 국제선 여객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책적인 받침이 없다면 회복은 더 더뎌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정부가 국제선을 늘려주는 속도가 회복 수요 대비 느리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이 늘어나는 속도가 매우 느리고 유전자 증폭(PCR) 검사 등 여행을 막는 요소가 아직 많다"며 "항공 수요를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이 너무 느리게 되고 있는 만큼 항공업계의 빠른 회복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