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망간과 니켈로만 구성된 단결정 양극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에스엠랩(SMLAB)이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개발한 '혁신 기술'이 글로벌 기업의 러브콜을 받은 것이다. 이 기술은 전기자동차(EV) 세계 1위 테슬라에 적용된 양극재보다 상위 기술로 평가받는다. 에스엠랩이 해외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공급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면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중인 기업공개(IPO)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스엠랩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2개 종류의 양극소재 공동개발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앞서 지난 3월16일 양사는 2개의 공동개발프로그램 협약을 맺었고 이에 대한 계약을 최근 완료한 것이다. 배터리를 직접 생산해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통해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완성차 기업의 '배터리 내재화' 의지가 강한 만큼 '파트너'로 러브콜을 받은 에스엠랩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랩이 개발중인 LMR는 중국의 LFP(리튬·인산·철)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다. LFP보다 에너지밀도를 2배 이상 증가시켜 더 적은 양을 써도 동일한 거리를 갈 수 있는 용량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2차전지 배터리는 양극재(양극활물질), 음극재(음극활물질), 전해질, 분리막 등 4대 핵심소재가 있다. 이 중 양극재는 배터리 가격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가장 핵심 소재다. 현재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이 주로 쓰이고 있다. 때문에 전기차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싼 코발트 함량을 최소화한 양극재 개발이 관건이다. 코발트 가격이 니켈보다 두 배 비싸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기본형 모델 전기차에 LFP를 탑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LFP는 기존에 주로 사용한 양극재보다 소재 가격이 3배 가까이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LFP를 쓴 배터리 가격은 기존 소재를 쓴 배터리 가격 보다 약 20% 정도만 저렴하다. 이는 에너지밀도가 낮은 특성 때문에 더 많은 양을 써야 기존 소재와 동일한 수준의 배터리 용량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엠랩은 이러한 LFP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LFP 대비 에너지밀도가 2배 이상 높으며, 값비싼 코발트는 포함하지 않고 값싼 망간과 니켈만 3대 1의 비율로 섞은 양극재를 개발했다. 테슬라가 소재로 택한 LFP보다 상위 기술로 가격경쟁력의 강점을 지닌다.
이 혁신 기술이 러브콜을 받은 이유다. 조재필 에스엠랩 대표는 "경쟁사 대비 2년 앞서 LFP를 대체하는 양극재 개발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면서 "해외 고객사와 양산 검증을 거쳐 4분기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실증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연초에 밝힌 바 있다.
에스엠랩은 2018년 7월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니켈 함량 83% 이상의 양극재(NCM(A)· NCA)를 수세 공정 없이 단결정형 분말로 양산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450억원의 시리즈 C(Pre-IPO) 투자자금을 유치했고, 1분기 기준 누적 투자유치금은 1090억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다올인베스트먼트, 위드원인베스먼트, KDB산업은행, KT&G, 한양증권, SV인베스먼트, 동유, 뮤렉스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자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에스엠랩은 하반기 코스닥 시장 IPO를 준비중이며 시장에서 거론하는 기업가치는 현재 1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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