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우석 기자] 전국버스노동조합이 26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25일 사측과 협상에 나선다. 시민들은 버스 파업으로 인한 '교통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버스노조는 25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오후 3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회의를 벌인다. 노조는 이날 회의에서 26일 0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오전 4시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서울시버스노조 가입 시내버스는 61개사 7235대로 전체 시내버스의 98%를 점유하고 있어 파업 돌입 시 교통 차질이 예상된다.
앞서 노조는 사측과 올해 임금협상을 벌여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4호봉 기준 임금 8.09%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코로나19 여파 등을 이유로 임금 동결을 제안했다. 서울시 버스기사 임금은 2020년 2.8% 인상된 이후 2021년은 코로나19 여파로 동결된 바 있다. 노조 측은 2년 연속 임금 동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도 마찬가지로 임금 동결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
결국 노조는 지난 8일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어 19일 진행된 파업 찬반 투표에서는 찬성률 87.3%로 파업안이 가결됐다.
만약 이번 협상마저 결렬된다면 서울 시내버스는 2012년 이후 10년만에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당시에도 임금 문제로 파업에 들어갔지만 협상 종료 후 극적 합의가 타결되며 40분 만에 종료된 바 있다.
같은날 경기도내 35개 버스업체 노동조합도 오후 5시부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2차 조정 회의를 진행한다. 경기도노조 역시 이날 합의가 무산될 경우 파업을 강행할 계획이다. 이외 부산·경남·광주·전남·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도 버스 파업을 예고하고 노사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시민들은 버스 파업으로 인한 '교통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A씨는 "이번주부터 시험기간이고 대면수업도 있다"며 "집이 서울에 있어 평소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하는데, 파업 강행에 대비해 아예 오늘(25일) 미리 학교 근처 숙박업소에 가서 지낼까 고민을 하고 있다. 혹시 (파업) 당일에 교통 문제가 생겨 시험을 못 보면 안되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직장인 B씨는 "자차가 있긴 하지만 출근길에는 버스가 가장 차가 안 막혀 평소 애용한다"며 "지하철은 역도 멀고 돌아서 가서 (버스 파업 강행 시) 이제는 자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교통체증이 걱정이다. 나같은 사람들이 많이 차를 끌고 나올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한편 각 지자체는 버스 파업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대체 운송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 시는 관용차, 전세버스 등을 시민 통행량이 많은 곳에 투입하고 지하철과 택시 운행을 확대해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도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시·군의 협조를 얻어 전세버스를 투입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버스업체 소속 버스를 최대한 각 노선에 투입할 방침이다. 또한 출퇴근 시간대 택시 운행도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산하 공공기관 출근시간을 늦추고 학교장 재량으로 일선 학교의 등교시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또한 전세버스 노선 투입, 도시철도와 택시 운행 확대, 승용차 요일제 해제 등으로 파업에 대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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