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올 들어 3월까지 액화천연가스(LNG) 전력구입에만 10조원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LNG 가격이 급등한 결과다. 지금처럼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르면 올해 한전의 적자는 최대 2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한전 및 전력거래소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LNG 전력구입액은 총 9조9477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6923억원) 대비 112.0%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총 LNG 전력구입액(19조9553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으로 역대 분기 사상 최대치다.
같은 기간 LNG 전력거래량은 4만4608GWh로 전년(4만5001GWh)과 비슷한 규모로, 결국 같은 전력량을 구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LNG 전력구입단가가 전년(104.27원) 대비 114.8% 치솟으면서 올 1분기 평균 224.03원을 기록한 탓이다. 같은 기간 유류 전력구입 평균단가(254.65원)가 32.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LNG 구입비용의 상승폭이 빠르게 확대됐다.
우리나라의 현재 주력 기저전원은 LNG 복합 발전이다. 한전에 따르면 에너지원별 발전설비 기준 LNG 점유율은 30.8%로 가장 높다. 이어 석탄(27.5%), 신재생(19.7%), 원자력(17.4%) 등 설비를 갖추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약 60%의 전력을 여전히 화력발전으로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LNG 가격 급등으로 전력도매가격의 기준이 되는 계통한계가격(SMP) 역시 1분기 기준 1㎾h당 평균 181.50원으로 전년(76.53원) 대비 137.2%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다. 바꿔 말하면 LNG 구입비용이 늘어날수록 한전의 경영 적자 부담도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올 1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약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총 적자(5조8601억원)를 한 분기만에 상회하는 수치다. 금융업계는 이 추세라면 올해 한전의 적자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할 수 있을 것으로 경고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발(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구조적인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상당한 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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