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국내에서 총 3개의 코로나19 재조합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됨에 따라 향후 재유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들 변이는 기존 오미크론(BA.1)과 비교해 특이점은 없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국내에서 자체 발생했을 수도 있는 만큼 이미 지역사회에 변이가 퍼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XE 변이 2건, XM 변이 1건 등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가 최근 국내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지난 12일에는 XL 변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XA부터 XS까지 총 17개의 재조합 변이 중 3가지가 국내에서 발견된 것이다. 세 변이는 모두 오미크론 BA.1 계통과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의 재조합 변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XE 변이를 제외한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2종은 기존 바이러스 대비 특이점은 없다. XE 변이는 WHO의 초기 연구 결과 BA.2보다 전파력이 10% 높다고 보고됐다. BA.2가 BA.1보다 30%가량 전파력이 높고, BA.1 역시 비변이 코로나19보다 감염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XE 변이는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WHO는 XE, XL, XM을 비롯한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를 일반 오미크론으로 분류하고 있다.
세 변이 모두 국내에서 자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XE 변이 1건(영국 유입)을 제외하고 XL 변이, XE 변이 1건, XM 변이 감염자는 해외 여행력이 없는 국내 확진자이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월 BA.1이 유행한 뒤 BA.2가 우세화되면서 3월에는 동시 유행했다"면서 "동시에 우리나라의 감염 규모가 세계적으로 컸기 때문에 재조합 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번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3일 확진된 XL 변이 확진자의 동거인 2명, 직장 동료 11명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다만 이들 중 증상 발현이나 확진일이 XL 감염자보다 빠른 경우도 있어 전후 관계와 지역사회 전파 범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와 더불어 새로운 ‘주요 변이’가 등장해 국내에서 재유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지난해 국내에서 4월 델타, 11월 오미크론이 발견되는 등 2년4개월 동안 5개의 주요 변이가 나왔다"면서 "과거의 경향성을 보면 5~6월에도 (주요 변이가) 나올 수 있고, 해외 여행 제한 완화로 변이가 유입되기도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도 하반기 재유행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늦가을 무렵 면역력 감소와 새로운 변이 출현으로 우리나라뿐 아닌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유행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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