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주 '줍줍'한 서학개미 -30%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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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최근 한 달 서학개미들의 투심이 몰린 미국 반도체주들이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는 반도체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투자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일 아시아경제가 한국예탁결제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3월16일부터 4월15일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10종목 내 반도체 관련 종목은 5개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SHS ETF(SOXL)'가 이 기간 순매수 1위에 올랐다. 국내 투자자들은 SOXL을 4억5700만달러(약 56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지수를 1배 추종하는 ETF인 'Ishares Semiconductor ETF(SOXX)'도 순매수 8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엔비디아(3위), AMD(6위), 아이온큐(7위)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 순매수 1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이 기간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수익률이 처참하다는 것. 지난달 16일(현지시간) 36.30달러였던 SOXL은 지난 14일 25.61달러에 거래를 마쳐 29.45%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6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반도체 기업 AMD 역시 같은 기간 19.34% 빠졌다. 엔비디아(-13.22%), 아이온큐(-18.44%), SOXX(-10.04%) 등 다른 반도체 종목도 일제히 내렸다. 순매수 상위 10종목 중 반도체 5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8.10%였다.


증권가는 최근 중국 상하이 봉쇄로 인한 공급망 차질 탓에 반도체 종목 주가가 약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요 도시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세트 업체들의 불안감이 확대됐다"며 "상하이와 쿤산의 IT 부품 생산 차질에 이어 중국 내수 수요 감소의 장기화와 타지역 봉쇄 확산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짚었다.


경기 침체와 도시 봉쇄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도 제기됐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하락폭이 유달리 컸던 이유는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연초부터 경기 침체가 시장 참여자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킨 가운데 IT 수요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1선 도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락다운(전면봉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요 위축으로 인한 공포감으로 가파른 주가 조정에 직면한 만큼 중국 봉쇄 영향과 세부업종별 업황을 반영한 투자전략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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