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천지·대진 원전 건설 재개, 사실상 무산

인수위, 천지·대진 원전 논의 중단…건설 재개 안 하기로
2012년 경북 영덕군 등 부지 지정…文정부서 건설 백지화
산업부도 인수위와 같은 입장…업무보고서 언급 안 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현장을 방문해 원자력발전 공약을 발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현장을 방문해 원자력발전 공약을 발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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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탈원전 백지화' 정책의 일환으로 검토했던 천지·대진 원자력발전소 건설 재개안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원전 예정 부지 구역이 지정 철회돼 건설 재개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신규 부지 선정 작업부터 반대 여론에 부딪히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인수위가 조만간 발표할 차기 정부 에너지 정책은 원전 계속운전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18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인수위는 최근 천지 1·2호기와 대진 1·2호기 건설을 재개하기 위한 논의를 중단했다. 인수위는 출범 초기 새 정부 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천지·대진 건설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인수위는 내부 검토 끝에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수위 관계자는 "현재 천지·대진 원전은 차기 정부 원전 정책의 고려사항이 아니다"며 "향후 국민 공감대 하에 (건설 재개를) 추진할지 말지 검토해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천지·대진은 각각 1500㎿급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이다. 앞서 경북 영덕군과 강원 삼척시는 2012년 천지·대진 예정구역으로 지정됐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천지 부지를 매입하고 대진 건설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현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본격화하며 2017년 신한울 3·4호기를 비롯해 천지·대진 건설 계획을 모두 백지화했다. 이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진과 천지 부지에 대한 예정구역 지정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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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가 천지·대진 건설 재개는 쉽지 않다고 결론을 내린 이유다. 윤석열 당선인이 건설 재개를 강조한 신한울 3·4호기는 공사 중 사업이 중단돼 부지 선정 절차는 밟지 않아도 된다. 반면 부지 지정이 철회된 천지·대진은 건설 재개 시 부지 선정 절차부터 다시 거쳐야 한다. 주민 반발에 부딪혀 새 정부 임기 동안 부지 선정조차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윤 당선인 공약에도 없는 천지·대진 건설 재개를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인수위와 같은 입장이다. 산업부는 최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천지·대진 원전 건설 재개 방안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천지·대진은 신한울 3·4호기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원전은 주민수용성이 낮아 신규 부지 선정부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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