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친러 행적 논란' 獨 대통령,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 결국 취소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왼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왼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과거 친러시아 행적에 발목이 잡혀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을 포기했다고 주요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키이우(키예프) 방문 계획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현재 폴란드 방문 중이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발트 3국 대통령들과 함께 키이우를 방문하자고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두다 대통령은 유럽 국가와 우크라이나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키이우 방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키이우 방문을 준비했고 분명히 방문해야 하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이 원치 않는다"며 키이우 방문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독일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빌트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을 보도한 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빌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하더라도 그를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과거 친러 행적 때문에 우크라이나에서는 그에 대한 불만이 크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과거 독일 외무장관으로 재임하며 세르게이 라블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강력한 유대 관계를 유지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한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건설을 강력하게 지지했으며 러시아를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외교 관계자는 빌트지에 "우리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전부 알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환영받지 못할 것이며 미래에 변화가 있다면 우리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안드리즈 멜니크도 "슈타인마이어가 거미줄을 치듯 러시아와 많은 거래를 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인의 민족성을 경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근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노르트스트림2에 집착한 것은 분명히 실책이었다"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