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망 사용료 이슈로 SK브로드밴드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넷플릭스의 딘 가필드 공공정책 총괄 부사장이 내주께 방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들과 만남을 가질 전망이다.
12일 국회 과방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가필드 부사장은 최근 국회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 등 여야 의원들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현재로서는 19일이 유력하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넷플릭스 측 요청으로 가능한 날짜를 제공한 것으로,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만남에서 가필드 부사장은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들과 관련해 넷플릭스 측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넷플릭스 관련 법안은 총 7개다. 국내 통신업체들을 대표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역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글로벌 CP의 인터넷 망 사용료 의무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방한이 되레 입법 '불쏘시개'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과방위 여야 간사 의원들은 전일 사전 논의를 통해 오는 20일 예정된 과방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 안건에 넷플릭스 망 이용대가 관련 법안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른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당시에도 구글이 무리하게 입법 반대 움직임을 보이다가 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다"며 "이와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가필드 부사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가필드 부사장은 작년 방한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오징어게임이 큰 성공을 거둔 뒤 한국을 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도 망 사용료 지급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후 국회 과방위 소속 김영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등을 만났으나 "공정한 망 사용료 책정과 거둬들인 망 사용료의 공정한 사용에 대해 고려해 달라"며 망 사용료 지급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넷플릭스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0년 4월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할 의무가 없다"며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사실상 패소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1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넷플릭스 항소심 및 SK브로드밴드 반소심 1차 변론기일이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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