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11일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가 끝난 뒤 회의 결과를 브리핑했던 김후곤 대구지검장(56·사법연수원 25기)이 12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검수완박'은 빈대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검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지검장은 전날 열린 지검장 회의 분위기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다 같이 저희가 이 법안 추진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런 일치된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검수완박 왜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먼저 저희가 이 검찰개혁이나 이런 문제들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며 "결국 저희들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법안도 추진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원인이 저희들한테 있는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했다.
김 지검장은 "다만 이 검수완박이라는 것은 검찰의 수사 기능을 전면 없애고 기소권만 갖는다는 것인데 그러면 (검찰은) 경찰이 수사해 놓은 자료만 갖고 재판을 하거나 또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경찰이 수사를 못 한다는 게 아니다. 경찰이 수사를 잘 하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무엇이든 수사기관의 수사가 그 경찰의 수사에 조금이라도 추가로 증거를 수집하면 보다 완벽하게 유죄를 받을 수 있는 사건의 경우에도 검사가 경찰의 보완 수사 요구도 못하고 스스로 증거 수집도 못 한다면, 예컨대 성폭력 범죄에 관한 처벌이 잘 안 될 수가 있다"며 "이 점을 사실은 우리 장애인 인권을 위해서 노력하고 계시는 김예원 변호사께서도 아주 피를 토하면서 지적을 하고 계신데, 피해자의 고통이 늘어나는 것이다. 피해자가 곧 국민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김 지검장은 '이번에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등 6대 범죄 수사권을 박탈하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보완 수사, 기존 다른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요청권도 없앤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게 두 가지 특징인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6대 범죄라는 것은 굉장히 중대 범죄라고 앵커께서도 쭉 나열해 주셨지만 이게 저희 검찰이 했던 사건들을 예를 들어보면 국정농단 사건, 그다음 특정 재벌 기업들 사건이다. 삼성바이오 같은. 그런 사건들 자체를 우리가 했던 것에 대해서는 사실 국민들께서 박수를 치셨는데 앞으로 그러면 이 사건들을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으면 누가, 어디서, 어떻게 제대로 한다라는 이러한 어떤 대안도 지금 제대로 나와 있지 않다"며 "그렇다면 결국은 중대 범죄에 대한 대응 자체가 무력해 지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힘세고 많이 가진 사람들이 결국은 좋아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래서 저희들은 지금 현 제도도 사실은 문제점이, 1년 전에 법이 통과돼서 제도 개선이 되지 않았는가. 이 부분도 사실 운영을 해 보니까 문제점들이 꽤 많이 있다"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는데 기간이 늘어진다라든가 이런 수사 지연 문제를 변호사님들의 한 67%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지검장은 "지금 민주당이 주도가 돼서 이 법안도 사실은 운용을 위해서 굉장히 저희들이 운용에 있어서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 부분 문제점을 개선하는 그런 법안이라면 저희들이 얼마든지 또 찬성을 하고 또 해야할 것"이라며 "그런데 이 법안의 정말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대로 해결하기도 전에 아예 또 법을 뒤집는 그런 지금 형태의 법안이 (통과)되면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은 국민들에게 전가가 될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경찰 출신 황운하 의원은 기존의 검찰수사 영역인 6대 범죄에는 불요불급한 수사가 많았다. 즉 불필요한 수사가 많았다고 지적한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마 그런 부분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래서 저희들이 그 부분은 끊임없이 검찰제도가 존재하는 한 그 부분은 경계하고 반성해야 할 부분인데, 제가 다시 한 번 반문을 하고 싶은데 불요불급한 수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지적을 해 주시면 오히려 저희들이 아마 좀 더 반성을 하기가 쉬울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런데 검찰의 6대 범죄 수사라는 것은 앞서도 말씀드렀지만 국정농단 사건, 대형 재난사건, 재벌사건 이런 것들이 아니겠느냐. 예컨대 지금 미국이나 일본, 독일 검사들도 검사들이 직접 수사하는 것이 대형 경제범죄들이다. 경제 그 자체가 우리 국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삼성바이오 사건이라든가 SK분식회계 사건, 미국의 경우에도 엘런 사건이라든가 여러 경제범죄들은 실제로 수백명의 증인과 아주 오랫동안 재판을 거쳐서 유죄가 확정이 되고 반대 쪽에서는 엄청난 변호사들과 검찰이 공판장에서 싸움을 해야 되는데 법정에서 유죄판결 받기가 쉽지 않은 이런 까다로운 주가조작이나 재벌 비리들을 이제 경찰 수사기록만 보고 검사가 이거 공소유지를 할 수 있을까. 아마 지금의 공판 현실에서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시 진행자가 '황 의원은 이런 말씀도 했다. 6대 범죄 수사권을 박탈하면 그게 경찰로 수평 이전 되는 게 아니다. 그냥 증발해서 결과적으로 국가 수사 총량이 줄어드는데, 그렇게 국가 수사의 총량이 줄어들어도 될 만큼 지금 불필요한 수사를 많이 한다고'라고 질문하자 김 지검장은 "저는 그 말씀은 굉장히 위험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사라는 것이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한 활동인데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한 활동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해야 된다, 이거는 저희들 관점에서 보면 틀린 말이다. 국가는 범죄의 총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해야지 수사의 총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말에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김 지검장은 '제가 알기로는 김 지검장님도 검찰 개혁을 주장하셨던 분으로 알고 있다'고 진행자가 얘기하자 "네, 저도 검찰개혁 추진을 할 때, 대변인 할 때 추진 지원단 소속으로 (일)했다. 검찰개혁 필요하다. 그리고 조국 장관 청문 준비단장으로 있으면서 또 많은 말씀을 나누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은 검찰개혁이라는 것이 이제는 정치 구호로써는 그만 할 때가 됐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검찰개혁은 일상에서 끊임없이 이뤄져야 된다는 것이고, 검찰은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계속 또 노력을 해야 된다"고 했다.
그는 "다만 과거에 몇 가지 무리한 수사 때문에 검찰의 수사기능 전체를 박탈한다, 이것은 빈대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이런 생각이 들고 검찰이 또 이런 비판도 받지만 역으로 수사권이 있었기 때문에 국정농단 수사 같은 국민들의 박수를 받는 수사가 가능했다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박 장관은 검수완박의 본질은 수사 공정성 확보다, 이렇게 강조를 하시면서 정치보복 프레임을 제기했다. 예를 들면 유시민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 구형한 것을 두고 민주당에서는 새 정권 입맛 맞추기 아니냐 이런 얘기를 했고, 이재명 후보 배우자 법카 수사는 빠르게 들어가면서 윤석열 당선인 배우자의 허위이력 기재 수사 같은 거는 왜 지금 안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정치보복 하는 거 아니냐, 검찰공화국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주장하는데 어떻게 보시냐'고 묻자 김 지검장은 "사실 저희 수사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국민들이 보시기에 왜 저 수사는 빠르고 저 수사는 느리고 이런 비판하시는 점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런데 저희들도 이렇게 한 발 떨어져서 보다가 그 수사팀에 들어가 보면 수사팀은 또 나름대로의 사정들이 있고 국민들께서 이 부분을 어떻게 평가하실지 모르지만 '어떤 검찰 수사를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식으로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지휘를 할 수가 없는 구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시민 이사장께 징역 1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서 뭐 제가 했던 사건은 아니기 때문에 제가 여쭤봤는데 이게 지금 새 정권 입맛 맞추기라는 그런 지적들이 있는데 통상적으로 징역형 구형은 기소를 할 때 정해진다"며 "유시민 전 이사장에 대한 기소가 언제 이뤄졌냐면 2021년 5월 3일이다. 그때는 지금 새 대통령이 정해지기 훨씬 전이고 윤 당선자가 정치를 하겠다라고 선언하기도 전에 이미 기소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형량은 그때 정해졌지만 사실 저희들이 구형량은 수사 검사와 공판에 임하는 검사만 알지 이것이 외부로 공표되는 시점은 구형을 하는 시점이다"라며 "그러니까 최근에 구형을 했기 때문에 그것만 보면 새 정권 당선자 결정 이후에 구형이 되니까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지검장은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될 경우에 직을 내려놓겠다'고 발언했는데, 할 수 있는 게 직을 내려놓는 것밖에 없다 이런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직을 걸고 이 부분의 문제나 또 절차적인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런 입장이실 것이고 저희 역시도 마찬가지다"라고 답했다.
그는 '모두 직을 걸고 이것은 막겠다라는 입장. 그러면 이것은 집단 사표라든지 뭔가 이런 집단적인 의사 표시까지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희는 적어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집단행동처럼 보여지는 측면에 대해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합니만, 이거는 검사제도의 본질하고 관련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가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다시 진행자가 '그게 안 되면 집단행동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냐'고 묻자 김 지검장은 "집단사퇴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그러나 동요가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죠"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 지검장은 "어쨌든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저희들이 기회를 발휘해서 최대한 국회하고 소통을 하고, 또 국민들께 진정성을 보여서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그렇게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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