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맥 못춘 하이트·오비맥주… 가격인상·방역완화로 반등할까

하이트진로, 지난해 영업익 1746억… 전년대비 12% 줄어
오비맥주, 영업익 2620억… 2년째 2000억원대 머물러

올해 거리두기 완화 영향… 유흥채널 중심 회복세
테라·카스 등 자사 맥주 출고가 평균 7.7% 인상
주류시장 회복세 전망에 점유율 경쟁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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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존 매출의 중심축이었던 업소용(유흥용) 시장이 부진하면서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지난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올해는 가격 인상과 방역정책 완화로 유흥시장 회복이 기대되고 있는 만큼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1741억원, 2조202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2%, 2.4% 감소하며 아쉬운 실적을 거뒀다. 특히 맥주 사업부의 매출이 2020년 8119억원에서 지난해 10.1% 줄어들며 7301억원으로 축소됐다.

오비맥주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620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1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조3445억원으로 0.62% 축소됐다. 오비맥주의 영업이익은 2018년 5154억원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며 2020년 이후 2년 연속 2000억원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흥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류시장은 일반음식점과 주점 등 유흥용 시장의 매출 비중이 컸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이 이어지며 60%에 달하던 유흥용 매출의 비중이 30% 수준까지 쪼그라들었고, 주류업계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으로 이어졌다.


주류업계는 ‘홈술족’ 증가로 가정용 시장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지만 유흥시장의 매출 회복 없이 이전 수준의 실적 회복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6대4 수준이던 유흥용과 가정용 비중이 코로나19 이후 뒤바뀌고 있다"며 "가정용 시장이 확대되더라도 유흥시장의 빈자리를 전부 메우기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여파로 각종 원료와 부자재 가격이 급등한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올해는 가격 인상과 정부의 방역정책 완화에 힘입어 유흥 채널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앞서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테라, 카스 등 자사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7% 올렸다. 최근에는 사적모임 허용인원은 최대 10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자정까지로 거리두기도 완화됐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감소했던 국내 주류시장이 거리두기 완화로 외식·유흥 채널 중심으로 올해는 반등할 것"이라며 "지난해 30% 수준이던 유흥채널의 비중도 올해 40%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류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도 다시 가열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숟가락에서 영감을 얻은 병따개 ‘스푸너’, ‘프링글스’와 협업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고, 오비맥주는 가정시장과 젊은 층을 겨냥해 밀맥주 ‘카스 화이트’를 출시하고 이달부터 판매에 나선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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