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 기념 산행 중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데 대해 불교계의 비판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7일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불교에 대한 존중은 한결같다"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를 통해 문 대통령이 법흥사 절터 초석 논란 기사를 보고받고 난감해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저는 천주교인이지만, 천주교의 교리와 불교의 진리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관저 부처님'에 대해 20분간이나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관저 부처님'이란 2018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1977호)'로 지정된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을 뜻한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2017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도 "청와대 관저 뒤편에 부처님 한 분이 계시다"며 이 석조여래좌상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일제강점기 일화를 언급하며 "이 부처님(불상)께서 꼭 경주 남산에 계시다가 어떤 연유로인지 지금의 이 자리에 오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은 문화재 관련 과학기술도 많이 발전했으니 문화재청·서울시·불교계 등과 협의해 이 부처님에 대한 조사를 해보면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박 수석은 "대통령의 예견대로 그 부처님은 경주 남산에서 오신 부처님으로 광명천지에 밝혀졌고, 2018년에 '서울시 유형문화재(24호)'에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1977호)'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4월 5일 법흥사터를 지나면서 대통령 내외는 부처님 앞에 공손히 합장하고 예를 올렸고 동행했던 청와대 참모들도 자신의 종교를 떠나 정성껏 예를 올렸다"며 "이 소중한 이야기의 의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는 시점에 말씀드리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불교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언급하며 '불교 홀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부부는 지난 5일 산행에서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에 도착해 연화문 초석에 앉아 김현모 문화재청장과 대화를 나눴고, 이 사진이 공개되면서 불교계 언론 법보신문은 "청와대의 문화유산 인식 수준이 참담하다"며 직격타를 날렸다. 문화재청이 "절터 초석은 지정문화재가 아니"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문 대통령 내외가 불교계 문화유산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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