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대장동 개발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63)이 두번째 재판에서 거듭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이 추측만으로 영장의 범죄사실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 전 의원 등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준비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곽 전 의원은 첫 재판에 이어 이날도 직접 법정에 나왔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혐의를 재차 부인하며 "관계자 진술이 오염되고 모순된 사실관계가 등장했다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거기록을 살펴보면 하나은행 관계자 누구도 피고인이 개입했다고 진술한 적이 없다"며 "구속되자 이 부분이 (공소사실에서)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 측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매달 수요일 재판을 진행하겠다"며 내달 13일을 첫 공판기일로 잡았다.
앞서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 위기에 처하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부탁에 따라 하나금융그룹 측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가로 6여년간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챙겼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곽 전 의원은 제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2016년 4월쯤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남 변호사도 관련 혐의로 추가기소돼 곽 전 의원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지만, 이날 공판준비기일엔 출석하지 않았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엔 김씨가 '아버지가 무엇을 달라느냐'고 묻자 병채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라고 답하고, 다시 김씨가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하느냐"며 "그러면 A 전무(화천대유 임원)보다 많으니 한 서너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라고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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