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문채석 기자] 포스코가 다음달부터 재택근무를 전격 해제한다. 국내 10대 그룹 중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중단하는 것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와 포스코타워, 인천 송도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대해 전원 출근 체제로 바꾸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달 1일이 포스코 창립 54주년 기념일이어서 4일부터 적용 예정이다.
재택근무 중단은 사무직 직원에만 해당한다. 포항·광양 제철소 현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았다. 다만 임산부, 기저질환자, 정부 공동격리자로 지정된 직원, 검사결과 대기자 등에 대한 재택근무는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내 나머지 계열사들은 회사 상황에 따라 출근과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엔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터미날, 포스코기술투자, 포스코 경영연구원, 포스코 ICT 서울사무실 등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강남 포스코타워엔 엔투비, 엠텍 서울사무소, 알텍, O&M 임직원이, 중구 무교로엔 O&M 임직원이 각각 근무한다. 인천 송도 사옥엔 건설, 인터, E&C, 엔지니어링, A&C, ICT, 글로벌R&D센터(인재창조원 등 포함) 등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지난달 출범한 포스코홀딩스는 근무인원이 적은 까닭에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전체 인원 3분의1에 해당하는 직원이 돌아가며 재택근무 중이다.
포스코가 재택근무를 전면 없애기로 한 것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방역조치 완화를 요구하는 등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완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인수위 협의 내용 등을 포함해 의견을 모으고 논의하는 중"이라며 "내달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거리두기 조정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대면 근무를 통해 업무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도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 및 조직개편 등의 변화 이후 온라인 근무보다 대면 근무 체제로 전환해 임직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치사율을 떠나 전염 속도가 상당히 빠른 상황에서 중대본 거리두기 개편안 전에 재택근무를 중단할 필요가 있냐는 우려도 있다. 포스코는 작년 11월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과 중구 금세기빌딩 등에 거점 사무실 '위드 포스코 워크 스테이션'을 열고 서울 강남, 인천 송도 직원들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시설을 운영하기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동조합(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그룹 매출의 상당 부분 기여하는 포항, 광양 등 제철소 현장 근로자들은 사실상 2년 내내 재택 없이 풀가동됐고 서울·송도 사무직들에게만 적용되는 안"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