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학대로 인해 아동이 사망할 경우, 법원이 최대 징역 22년6개월을 선고할 수 있는 양형기준이 마련됐다.
양형위원회는 전날 열린 제115차 회의에서 아동학대 범죄 양형 기준 수정안 권고 형량 범위를 심의해 이같이 결론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양형위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의 기본 양형 범위의 상한선을 올려 징역 4∼8년으로 수정하고, 죄질이 나쁠 경우 적용되는 가중 영역은 징역 7∼15년으로 대폭 상향했다. 현행 양형 기준은 기본 징역 4∼7년(감경 2년6개월∼5년, 가중 6∼10년)이다.
특히 재판부가 형량을 검토하는 데 기준이 되는 특별 가중 인자가 특별 감경 인자보다 2개 이상 많을 경우 최대 징역 22년6개월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양형 범위를 조정했다.
아울러 양형 기준에 포함돼있지 않던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살해 범죄와 아동복지법상 아동 성적 학대, 아동매매 범죄에 대한 징역형 권고 범위도 신설됐다. 아동학대살해는 기본 범위를 징역 17∼22년으로 하고 감경 영역은 징역 12∼18년, 가중 영역은 징역 20년 이상 혹은 무기징역 이상으로 설정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범죄 중 성적 학대에는 징역 8개월∼2년6개월(감경 4개월∼1년6개월, 가중 2∼5년)이 권고됐다. 입양이나 영리 목적 알선으로 이뤄지는 아동매매 범죄의 권고 형량은 징역 1∼3년(감경 6개월∼2년, 가중 2년6개월∼6년)이다.
신체적, 정신적 아동학대나 유기, 방임 범죄에 적용되는 아동복지법 처벌 가중 영역은 현행 징역 1∼2년에서 징역 1년2개월∼3년6개월로 높아진다. 죄질이 안 좋으면 형량 범위는 법정형 상한인 징역 5년까지 권고된다.
다만 신체적, 정신적 학대와 유기, 방임 피의자의 행위 유형과 피해 아동의 성장 환경이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 기본 양형 영역(징역 6개월∼1년6개월)과 감경 영역(징역 2개월∼1년)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양형위는 의견 수렴과 공청회 등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양형 기준을 최종 의결하기로 했다.
또 양형위는 벌금형 양형기준 설정과 관련해 범죄군 전체에 관한 일률적·통일적 양형기준은 각 범죄군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징역형 양형기준과 같이 개별적 양형기준을 선택하기로 했다. 통계 분석을 기초로 범죄군별 특성에 맞는 벌금형 기준을 선택하는 벌금형의 양형 기준을 설정하겠다는 것이다.
양형위는 벌금형 빈도와 법정형, 범죄가 띠는 사회적 중요성 등 고려해 최초의 벌금형 양형기준 설정 범죄군으로 ‘교통범죄군’을 선정했다. 벌금형 양형기준은 추후에 설정하기로 했다.
즉결심판 사건은 벌금 20만 원 이하, 구류, 과료에 처할 경미한 사건만을 다뤄 양형기준 설정이 시급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일단 벌금형 양형기준 적용을 배제했다. 또 약식명령 사건도 양형심리와 증거조사가 어려운 절차의 특수성, 양형기준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적용을 배제하기로 했다.
공판절차회부사건과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 사건은 공판절차로 진행해 판결로 종결되는 등 구공판 사건과 절차상 다른 점이 크지 않으므로, 벌금형 양형기준 적용 범위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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