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반도체·로봇·의료…두산의 끝없는 변신

의료기기 제조업 진출
로봇사업 자동판매기 운영 확장
두산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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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채권단 관리 조기 졸업에 성공한 두산그룹이 한 발 빠른 투자로 끝없는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프라코어 등 계열사 매각이라는 뼈아픈 구조정에 이은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이어 반도체와 로봇, 수소 분야에 이르기까지 126년의 사사(社史)에도 스타트업 못지 않은 출사표를 냈다.


(주) 두산 은 2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두산타워에서 열린 제59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의료기기 제조업과 자동판매기 운영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했다. 반도체 사업 진출에 이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의료와 로봇에 방점을 찍었다.

두산은 작년 12월 미국에서 의약품 보관용 첨단소재를 활용해 보관용기 사업을 하고 있는 SiO2에 1억달러를 투자하고 의약품 보관용 첨단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SiO2는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예방용 mRNA 백신에 쓰이는 보관용기를 제조,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100여개 이상의 양산 및 임상 제품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의약품 용기 회사다. 두산은 SiO2 제품에 대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으며, 향후 국내 제조도 추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자동판매기 운영업은 협동로봇과 이어진다. 그동안 국내 협동로봇 시장을 선도해온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모듈러 로봇카페를 포함해 튀김·면 쿠킹로봇 쿡봇셰프, 아이스크림 로봇 등을 선보이면서 푸드테크 시장에 진출했다.

반도체도 사업구조 다변화를 위한 두산의 선택이 구체화되고 있는 분야다. 두산은 이달초 4600억원에 반도체 테스트분야 1위 기업 테스나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에너지(발전)와 산업기계 부문과 함께 핵심사업군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 도 이날 주총에서 사명을 ‘두산에너빌리티’로 변경하고 가스터빈, 수소,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을 성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6년까지 수소터빈 분야에 3000억원, 해상풍력 분야에 2000억원을 각각 투자하고, 성장사업 수주 비중을 현재 전체 대비 한 자릿수에서 2025년까지 6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을 이를 위해 올해 상용화를 앞둔 대형 가스터빈에 이어 8MW급 해상풍력발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8MW급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 개발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두산그룹의 변신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린 청사진에서 비롯된다. 박용만 전 그룹 회장이 두 아들과 함께 보유 중인 두산 지분 전량을 처분, 회사와 완전히 결별하면서 박정원 회장을 중심으로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1조6,000원을 수혈하기로한 27일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건물이 보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1조6,000원을 수혈하기로한 27일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건물이 보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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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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