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총 "'혐오 조장' 이준석, 자질 없다…당대표 사퇴해라"

"시위에 '공권력 개입' 주문한 李, 장애인식 잘못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승차 시위를 벌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향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관련,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이 "약자와 동행하는 대신 혐오를 조장한다"고 규탄했다.

한국장총은 28일 '약자와 동행 대신 혐오 조장, 당 대표 자질 없는 이준석은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장연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출퇴근 시간대에 지하철 시위를 하는 것을 두고 '시민의 출퇴근을 볼모 삼았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장연이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하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국장총은 "얼마 뒤면 여당 대표로 국가 의전서열 7위에 등극하는 지도자가 장애인 시위에 공권력 개입을 주문했다"면서 "개탄스럽다. 한 나라 정당 대표의 장애인식이 잘못 돼도 너무 잘못됐다. 이 대표의 발언은 단순 실언이 아니다. 주말 사이 페이스북에 10개 이상의 글을 게재하며 본인의 생각을 고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공정은 상식에 어긋났다"며 "불평등 해소를 위한 기회의 평등 가치를 전혀 찾을 수 없다"며 "이 대표의 페이스북 댓글에서 장애인에 대한 혐오 발언과 장애인, 비장애인의 갈라치기가 무수히 재생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장총은 "우리 연맹이 전장연의 시위 방식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문제의식에는 적극 공감한다"며 "장애인이 '살기 좋은'이 아니라 '살 수 있는' 나라라도 되려면 장애인의 불평등과 혐오를 조장하는 세력과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단체는 "정치인으로서 이 대표의 대안 없는 비난은 잘못이다.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게 대안을 제시할 때고 시위를 벌인 당사자들을 제거한다고 문제가 덮어지지 않는다"며 "이 대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보장하는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위해 어떤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지, 무엇이 장애인에 대한 혐오인지 자숙하며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