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과방위, '공영방송 간담회'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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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미디어 정보기술(IT) 간담회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인수위가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를 간담회 대상에 포함하자 더불어민주당 측은 공영방송 장악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방송·통신·알뜰폰 단체 간담회

25일 인수위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교육분과는 미디어 IT 업계 단체들을 대상으로 28일부터 간담회를 진행한다.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방송통신심위위원회도 간담회 대상이다. 간담회 목적은 국정 과제 선정을 위한 다양한 의견 청취다. 보도 편성 관련 내용은 논의에서 제외키로 했다. 이들 단체 외에도 간담회에는 방송협회, 한국IPTV방송협회, 케이블TV방송협회, TV홈쇼핑협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알뜰폰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이 참여한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전날 "KBS와 방문진은 업무보고를 강제할 수 없고 방송 내용에 대한 간섭을 하는 것도 안 된다"면서도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곳이기에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차기 정부 공약 중 하나인 ‘미디어 개혁’에 시동을 거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공영방송 공정성 강화, 미디어 및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전담기구 설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KBS 중심으로 공영방송의 경영평가를 강화하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과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한 거버넌스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영방송 민영화 시동 시각도

방송업계 관계자는 "당선인이 후보시절 공영방송 민영화 발언을 했는데 이를 실현시키려는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인수위는 공영방송의 공정성 강화를 위한 경영평가 및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인수위는 방송 광고 규제를 비롯해 방송사 소유 및 겸영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공영방송 장악 의도를 드러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KBS, MBC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겠다는 의도라는 게 위원들의 설명이다. 위원들은 "형식을 떠나 인수위에서 공영방송 또는 공영방송 감독기구를 불러 의견을 듣거나 보고를 받은 전례가 없다"며 "특히 공영방송은 정치적 독립성이 확고하게 보장받아야 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음에도 정치적 기구인 인수위에서 간담회로 포장해 부르는 것은 그 숨은 의도가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수위는 대통령직 인수를 원활하게 하고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정부기관의 조직과 기능, 예산 등을 파악하는 것이 주요 업무로, 정부가 아닌 기관, 특히 공정성과 독립성이 생명과 같은 공영방송을 불러 업무보고를 받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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