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지난 2017년 3월31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된 지 4년 9개월 만에 국민 앞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70)이 국민에 감사 인사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4일 오전 삼성 서울병원에서 퇴원하면서 "국민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 염려해 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한 후 대구 사저로 향했다.
그는 오후 12시20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 앞에 도착해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린다.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군으로 돌아갈 날만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저에 대한 사면이 결정된 이후 이곳 달성 분들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고 한 내용의 언론 보도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에 계신 여러분들"이라며 "이 달성군 흙 속에 저의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때로 다시 갈 만큼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다"며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에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 앞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퇴원 축하 난을 전달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님의 건강이 회복되시길 바란다. 퇴원하시고 사저에 오시길 기다리며 대구 경북 방문을 연기해 왔는데, 건강이 허락하신다면 다음 주라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에게 '늘 건강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퇴원 축하 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축하난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마무리 잘하시고, 건강을 잘 챙기시길 바란다"는 말을 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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