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용산시대’를 선언하면서 청와대와 군이 보유한 지휘통신체계 이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통신 업체들도 이전 업무를 해본 경험이 전무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국방부가 전날 국방 사이버방호태세(CPCON) 또한 4단계 ‘관심’에서 3단계 ‘주의’로 격상시키는 등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우려가 군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합동참모본부 청사로 이전하려면 국방부 지하벙커에 있는 C4I 체계를 합참으로 이전해야 한다. C4I 체계는 ICT기반의 ‘전술지휘자동화체계’로 디지털 전시 현황판이다. 지휘(command)ㆍ통제(control)ㆍ통신(communication)ㆍ컴퓨터(computer)에서 ‘C4’, 그리고 정보(intelligence)의 ‘I’ 를 따서 ‘C4I’로 표현된다.
국방부에 C4I체계를 구축할 때는 당시만 해도 2년 이상 시간이 필요했다. 이전을 하더라도 주한미군의 장비까지 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 측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 측에서 이전 비용을 요구할 수 도 있다. 제15대 합참의장을 역임한 김종환 예비역 대장(육군) 등 11명의 전직 합참의장들이 ‘청와대 집무실 국방부 이전,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낸 이유다.
국내 기업들 조차도 ‘C4I 시스템 체계’를 대규모로 이전해 본 사례가 없다. 미군도 용산 미군기지가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 할 때도 자국 업체를 통해 이전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은행의 서버를 옮길 때도 몇 번의 시뮬레이션을 해본 뒤에 이전을 하는데, 군 지휘통신을 그냥 옮긴다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C4I체계가 이전을 해도 청와대 시스템을 어떻게 국방부로 이전할지 문제다. 윤 당선인이 국방부 신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하려면 청와대 국가위기센터에 설치된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을 국방부 신청사로 이전해야 한다. 하지만 취임 전에 청와대에서 이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은 행안부가 도입한 망으로 단말기 2300여 대를 통해 해양경찰, 소방청, 경찰청, 국방부, 외교부 등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의 업무시작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한미는 20년이상 C4I 체계를 통해 한미 연합작전을 수행해 왔는데 이전 과정에서 조그만한 실수가 생긴다면 임무수행이 안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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