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국제유가가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7% 이상 뛰어올랐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다시 배럴당 115달러대로 치솟았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7.42달러(7.1%) 오른 배럴당 112.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7.1%(7.69달러) 치솟은 115.62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EU 국가들이 미국과 영국에 이어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 동참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공급 우려가 커진 여파로 풀이된다.
주요 외신은 이날 EU 고위 외교관을 인용해 EU가 준비 중인 대러 5차 제재안에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EU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리투아니아와 아일랜드 측이 러시아 에너지 제재안을 지지한 반면, 독일과 네덜란드 등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이번 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럽 방문이 예정된 만큼 대러시아 제재 강화 차원에서 이 같은 논의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러시아는 EU가 러시아산 석유를 제재할 경우 유럽으로 통하는 가스관을 잠글 것이라고 위협 중이다. EU가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에너지 제재 카드를 꺼내들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애널리스트는 "EU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미국보다) 더 높다. 디젤의 경우 러시아산 원유는 순수입의 최대 80%에 달한다"면서 "(수입 금지시) 시장을 추가로 긴축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이 예멘 반군으로부터 공격받았다는 소식도 이날 유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전날 홍해 연안 도시 얀부의 아람코 정유 시설이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장에서는 공급 차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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