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한때 돌풍을 일으킨 한식뷔페가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외식 트렌드 변화, 1인 가구 증가 등에 코로나19까지 맞물리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2010년대 중반 한식뷔페 트렌드를 이끌었던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이 오프라인 사업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절밥상은 대기업 계열 한식뷔페 중 가장 먼저 생긴 브랜드로, 한때 54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에만 운영 중이다. 해당 매장은 오는 6월 임대 계약이 만료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계약 기간 만료 시점이 다가온 것은 맞지만 아직 재계약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만약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오프라인 매장은 완전 철수하게 되는 셈이다. 브랜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나 RMR(레스토랑간편식)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푸드의 올반은 2017년 15개의 매장을 운영했다가 2019년 5개까지 매장수가 급감한 뒤 지금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이랜드이츠의 자연별곡 역시 2016년 매장 수가 46개로 정점을 찍었으나 지난해 4개로 급감했다. 최근엔 2곳이 추가로 문을 열면서 지금은 총 6곳을 운영 중이다. 프랜차이즈 한식뷔페의 선발주자였던 풀잎채도 2016년 47개에 달했던 매장수가 현재는 6개로 급감했다. 지난 2020년엔 기업 회생절차까지 돌입하면서 모든 매장이 문을 닫기도 했다.
한식뷔페의 몰락은 2016년께부터 이미 예고됐었다. 2010년대 중반 전성기를 보냈으나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신규출점 제한이 생겼고 원하는 상권에 개점하기 어렵게 됐다. 소비자들의 외식 트렌드가 파인다이닝과 가성비 시장으로 양극화 되면서 인기도 시들해졌다. 그런 가운데 국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발발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뷔페가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면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적도 있었고 손님들도 감염 우려를 이유로 점점 발길이 뜸해졌다.
‘집밥’과 ‘혼밥’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밀키트와 신선 배달 서비스가 워낙 잘 돼있고 외식 트렌드 역시 과거와 많이 달라진 점이 많아 일부 호텔 유명 뷔페 외엔 앞으로도 한식뷔페의 생존이 쉽진 않을 것 같다"면서 "나중이 되면 아날로그적인 측면에서 한식뷔페를 다시 찾을 순 있어도 지금의 외식 트렌드와는 구조적으로 맞지 않는 측면이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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