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30대 직장인 A씨는 새로운 재테크 계획을 짜고 있다. 펀드, 부동산, 상장지수펀드(ETF) 등 가지각색 다양한 투자처 중에서도 A씨의 눈길을 끈 건 비상장 주식. 나날이 높아지는 공모주 청약 경쟁을 피해 미리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비상장 주식 투자는 깜깜이 거래라는 기존 인식과 달리 증권사 안전 거래 시스템 연계로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 모바일로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A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평소 잘 알고 즐겨 사용하던 모바일, 핀테크 기업 위주로 조금씩 비상장 주식 투자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남들보다 한발 앞서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선(先)학개미’들이 증가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등 MZ세대에게 익숙한 유니콘 기업들 대부분이 비상장인 데다,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SSG닷컴, 컬리, 오아시스 등 대형주들의 연이은 상장이 예정돼 있어 2030 선학개미들의 유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내 대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곳의 회원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약 90만명에서 이달 초 기준 120만명으로 무려 30만명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다운로드 수도 100만건을 상회했다.
두나무와 삼성증권이 함께 2019년 11월 출범시킨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업계 최초 증권사 안전 거래 서비스 연계로 비상장 주식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던 거래 불안정성, 불투명성을 타파하고 안심 투자 환경 조성에 앞장서 인기다. 주식 거래가 1대 1의 협의를 기반으로, 삼성증권 안전 거래 시스템을 통해 매수자의 잔고와 매도자의 주식 보유 여부가 확인되어야 거래가 체결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관계자는 "공휴일 포함 24시간 예약 주문, 3000만원 이하 바로 주문 등 다양한 편의 기능과 모바일 기반의 간편한 UX·UI로 초보 투자자들도 부담 없이 비상장 주식 투자에 입문할 수 있다"면서 "치열한 공모주 청약 경쟁에 참여할 필요도 없는데, 투자한 비상장 종목이 상장할 경우 별도의 절차 없이 보유 주식이 그대로 상장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수익률도 선학개미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 지난해 연간 수익률 순위는 야놀자(233.90%), 비바리퍼블리카(211.11%), 빗썸코리아(91.67%), 현대오일뱅크(72.11%), 현대삼호중공업(65.56%), 현대엔지니어링(22.86%), 두나무(20.01%), LG CNS(1.27%), 현대캐피탈(0.00%), 현대트랜시스(-1.69%) 등으로 나타났다.
야놀자는 지난해 2월 1대 19 비율로 무상증자, 보통주 전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까지 이뤄내며 기업가치가 급증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한화투자증권이 토스뱅크에 300억원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후불결제 서비스 출시 계획 등으로 몸값 상승이 이뤄졌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 투자에 있어 시장 전반의 트렌드를 살피는 것도 도움이 된다"면서 "2021년 한 해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는 모바일·핀테크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면서 "올해도 MZ세대 선학개미들의 활약으로 모바일·핀테크 기업들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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