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방송인 김어준씨, 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정리'해야 더불어민주당의 쇄신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자, 유 전 이사장은 "개가 공자를 보고 짖는다"며 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20대 대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윤(친 윤석열의 준말) 스피커 진중권씨가 선거 끝나자마자 또 훈수를 두고 있다"라며 "이후 유시민 작가님께 인사 겸 연락을 드리며 (진 전 교수의 말을) 여쭤봤더니, 짧게 이런 말씀을 주셨다. '도척의 개가 공자를 보고 짖는 것은 공자의 잘못도 개의 잘못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도척은 악한 도둑을 이르는 말로, 유 전 이사장은 진 전 교수를 '도척의 개'로 지칭함으로써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11일 민주당의 쇄신 방법으로 "비정상적인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복원해야 한다"라며 김어준씨, 유 전 이사장 등과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김어준, 유시민, 그리고 몇몇 얼빠진 중소 인플루언서(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영향력을 갖춘 이들)를 정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이 퇴마의식을 거행할 엑소시스트가 없다"라며 "지지자들도 10년 넘게 이들에게 세뇌당해 영혼이 완전히 잠식당한 터라, 그 잡귀들을 몸에서 빼내면 아예 살아갈 수 없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다음날(12일) 페이스북에 또 다른 글을 써 유 전 이사장을 비판했다.
그는 "김어준, 유시민, 그밖에 유튜브로 밥벌이하는 정치 낭인들이 대중을 세뇌시켜 이성적, 반성적 사유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라며 "이들이 권리당원 혹은 지역구의 조직된 표 부대가 되어 공천 과정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니 이들 눈치를 보느라 의원들이 소신을 가질 수 없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몇 안 되는 소신파들은 당 밖으로 쫓겨나거나 입을 닫고 살아야 하고, 그 결과 당이 일체의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유사전체주의 정당으로 변해버렸다"라며 "의원들이 김어준 방송에 나가 당선증 보여주는 장면은 이 한심한 상황의 시각적 상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제는 그렇게 판판이 (선거에서) 져도 이게 교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김어준, 유시민 류는 또 다른 궤변으로 이 현실에 좌절한 대중에게 또 다른 대안현실을 만들어 팔아먹기 때문이다. 이걸 고쳐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에 이 개혁을 주도할 세력이 없고 밖에서 데려올 의지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