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군이 최근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을 독립 공화국으로 만들기 위해 주민 투표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돈바스 지역처럼 친러 반군조직을 중심으로 한 괴뢰정권을 구축해 우크라이나에서 분리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 주의회의 세르게이 흘란 부의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SNS)를 통해 "점령자들이 헤르손 인민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주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흘란 부의장은 "러시아군이 의원들을 소집하고 협력을 요구했다"며 "나는 그들과 협력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헤르손 인민공화국의 설립은 우리 지역을 미래와 생명이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다른 의원들도 협력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조치는 헤르손 내 친러 반군조직이 지배하는 괴뢰정권을 만들어 동부 돈바스 지역처럼 우크라이나에서의 분리운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서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014년 돈바스 전쟁 당시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반군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수립을 위해 주민투표를 한 바 있다. 이후 DPR과 LPR은 8년째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내전을 벌였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달 22일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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