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고공행진에 훈풍 부는 풍력발전…철강업계 신성장 동력 점찍어

씨에스윈드가 포스코의 후판제품을 사용해 풍력타워용 구조물을 제작하고 있다.사진제공= 씨에스윈드

씨에스윈드가 포스코의 후판제품을 사용해 풍력타워용 구조물을 제작하고 있다.사진제공= 씨에스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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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130달러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신재생 에너지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장기적으로도 탈탄소 흐름 속에 해상 풍력 등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에너지원을 찾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세아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사는 올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풍력향 철강재를 꼽고 시장 공급 확대에 나섰다.

국제 유가의 폭등은 사그라들었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열풍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유럽·미국 등에서 풍력 사업이 다시 활황 분위기로 돌아섰고 국내에서는 8GW 규모의 풍력단지를 전남 신안군에 조성하고 있다. 올해 정부는 탄소중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태양광·풍력 발전의 '원스톱' 허가를 추진한다. 풍력 기술개발과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계획하고 있다.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경우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유가가 천정부지로 솟구치면서 풍력은 경제성에서 화석연료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8MW~9MW급 해상풍력 발전기 1기에는 약 1500~2300t의 철강재 쓰인다. 후판 가격이 t당 110만원 안팎임을 고려할 때 약 25억원 규모의 철강재가 필요한 것이다.


세계 풍력에너지협의회(GWEC)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의 규모는 6.1GW 수준이지만 2025년까지 65GW수준의 해상풍력발전이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12GW 규모를 구축해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제시한 상황이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 규모는 아직 0.1GW 수준에 불과하다.

철강사들은 풍력 전기를 생산하는 타워·하부구조물 등에 철강재 납품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풍력업계 글로벌 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해상풍력발전 1위 업체인 덴마크 오스테드와 협력해 인천 해상풍력발전 단지 구축에 필요한 철강재를 공급하고 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참여하기로 했다. 풍력타워 글로벌 1위인 국내 업체 씨에스윈드에는 풍력타워 제작용 후판 브랜드인 '그린어블 윈드' 제품 16만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2015년부터 협업한 씨에스윈드에 납품한 철강재는 누적 100만t을 넘어섰다.


현대제철도 영국·대만·인도 등에 해상풍력용 후판 공급을 이어가면서 해상풍력 특화 후판 소재 개발과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제주 한림읍 수원리 해역 일대에 시공하는 100MW급 해상풍력 발전단지인 제주한림 해상풍력 사업에도 참여한다. 이 사업에서 현대제철은 발전설비의 하부구조물과 구조물을 지지하는 핀파일 등에 사용되는 강관소재 약 1만2000t을 공급한다.


세아제강은 향후 신재생 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새로운 수익 창출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영국 풍력단지인 '혼시3'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 수주가 잇따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8월 영국 모노파일(풍력 발전기 하부를 지탱하는 기초 구조물) 생산 공장에 약 4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알리며 해상풍력 구조물 해외 시장 본격화에 나섰다. 해당 공장은 내년 1분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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