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5억 횡령 오스템 재무팀장, 호화변호인단 꾸린 이유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등 8명 포진
오늘 첫 공판기일…공범 여부 등 공방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천21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씨가 14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천21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씨가 14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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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조성필 기자]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씨(45·구속)가 호화변호인단을 꾸려 재판을 받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2일 오후 2시30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 낭독과 피고인의 혐의 인부 절차 등이 진행된다. 이씨가 단독 범행만 인정하고 있는 만큼 공범 여부 및 피해회복 정도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재판에 참여하는 이씨의 변호인단은 현재 8명으로 구성됐는데, 법률사무소 범우 소속 변호사들이 상당수 포진돼 있다. 범우의 대표 변호사인 이범균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법관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이력이 있다.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배종혁 변호사는 서울고검 출신으로 2019년 대한변호사협회 우수 공판검사로 선정될 정도로 ‘공판 통(通)’으로 평가받는다.


이씨는 앞서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법무법인 YK 소속 변호사 10명을 선임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YK는 경찰 출신 변호사를 비롯해 퇴직경찰 31명을 대거 영입하는 등 경찰 수사 단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실제로 이씨 경찰 수사 단계에서 변호를 맡았던 이들 가운데 전형환 변호사 등 일부는 경찰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법무법인 YK는 사임한 상태로, 10명의 변호사 모두 공판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자 2000억원이 넘는 역대급 금액을 횡령한 이씨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상황에 맞는 변호인들을 골라 선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씨가 재판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씨 가족과 회사 임직원 등의 범죄 공모 여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재판 과정에서 추가 기소 등이 이뤄질 경우 재판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이씨 횡령 범행 부분을 넘겨받아 수사했고, 이 부분만 일단 재판에 넘겼다. 이씨의 사문서위조·행사 등 혐의도 여전히 경찰 단계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씨는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며 회사 계좌에서 자신 명의 증권 계좌로 15회에 걸쳐 총 2215억원을 이체해 주식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임의 사용한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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