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러시아 반도체 수출 중단에 못마땅한 중국

대만 반도체 수출 규모 2000만 달러…파급력이 크지 않아
대만 야권, 미국에 보여주기식 정책 비난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대만 당국이 우크리아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금지했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1일 보도했다. 다만 대만의 러시아 반도체 수출 규모가 크지 않다면서 대만 당국의 발 빠른 조치를 마땅치 않게 평가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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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는 대만 중앙통신을 인용,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당국이 미국의 러시아 첨단 제품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자 즉각 미국의 제재 조치를 적용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중단했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TSMC 측은 성명을 통해 "발표된 새로운 수출 통제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러시아에서 설계된 엘브러스(Elbrus)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엘브러스는 러시아 군과 보안당국이 사용하는 일부 컴퓨터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2월 27일부터 러시아로 수출되는 제품에 대해 엄격한 심사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대만 반도체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환구시보는 대만의 대 러시아 반도체 수출 금지와 관련해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대만과 러시아의 반도체 교역액은 2000만 달러(241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만의 러시아 총 수출액 13억2000만 달러 가운데 전자부품 관련 금액은 3000만 달러며, 이중 2000만 달러가 반도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만은 러시아로부터 금속 및 광석, 에너지 등 모두 49억9000만 달러를 수입했다고 덧붙였다.

민진당의 신속한 대 러시아 수출 금지 조치와 관련 리구이민 대만 국민당 소속 의원은 "반도체는 대만의 핵심 산업으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희귀광물중 일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나온다"면서 "대만의 자원이 한정돼 있어 주요 자원을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민진당에 반문했다.


황쿠이보 대만 국립정치대학 교수는 "민진당 당국의 발 빠른 조치는 미국의 사랑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자오린 대만 민중당 국제사무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에 보여주기 위한 조치이며 그런 행위는 대만의 자기선전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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