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포함한 서방 측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제재에 나서고 있다. 다만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자제하는 모양새다.
25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은 화상으로 열린 NATO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는 유럽 대륙의 평화를 산산이 부쉈다"며 NATO 동부 지역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위적 병력을 크게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NATO는 사이버 네트워크 보호 활동을 강화하고 집단 방위의 맥락에서 NATO 신속대응군을 배치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수천명의 병력이 포함되며 100대 이상의 제트기가 30개 지점에서 높은 경계 태세를 보일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내에 NATO 병력은 없으며 앞으로도 보낼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크라이나가 NATO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개입의 근거가 없어서다.
우크라이나와 강제력을 지닌 법적 관계를 맺고 있지 않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규탄하며 추가 제재 계획을 밝혔으나 미군을 우크라이나에 전개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독일에 미군 수천명을 추가 투입하는 정도의 군사 대응만 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NATO는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보내지 못하고 있지만, 폴란드 등 동유럽 회원국에서는 병력을 증원하며 확전을 방지하는 등 러시아를 견제하고 있다.
미국과 NATO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장비를 지원하는 등으로 돕고 있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쪽의 NATO 회원국을 공격한다면 자동 개입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직접적인 개입을 망설이는 또 다른 중요 이유는 핵전쟁으로 번질 가능성 때문이다.
미국 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4500개의 핵무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FAS는 미국이 보유 중인 핵무기는 3800개, 해체 대기 중인 핵무기는 1750개로 각각 추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러시아가 세계 최강 핵무기 국가라는 점을 환기하며 이번 사태에 제3국가가 개입할 경우 역사상 맛보지 못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UN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 상정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규탄결의안 채택이 실패로 돌아갔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도한 이번 결의안은 러시아에 대한 규탄과 함께 우크라이나에서의 즉각적이고,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당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에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현재 바실리 네벤지아 UN 주재 러시아 대사가 이번 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안보리 이사국 중 11개국은 찬성표를 던졌지만 러시아 반대 1표, 러시아의 우방인 중국과 인도, 아랍에미리트 등 3개국이 기권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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