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요 원재료 3개월치 정도 확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반도체업계 얼마나 버틸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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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네온과 크립톤을 수입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가 미리 쌓아놓은 주요 원재료 재고를 통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3개월 정도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네온 가스 공급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의 네온 수입상대국 제2위로 비중은 2021년 23%(132만8000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최대 수입국으로 52.3%의 점유율(193만8000달러)을 기록한 바 있다.

네온 가스는 주로 반도체 DUV(Deep Ultraviolet) 노광 기술에 이용되는데, 메모리의 경우 낸드플래시는 100% DUV 노광 기술이 사용된다. D램도 90% 이상이 DUV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EUV 노광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네온가스 부족이 반도체 생산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인한 네온 공급 차질을 우려해 대체 공급처 모색에 나선 상황.


이민희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특수가스 수입 차질에 따른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존재한다"며 "우크라이나는 네온, 아르곤, 크립톤, 크세논 같은 불활성 특수가스 주요 공급 국가이며, 특히 네온 가스는 전세계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반도체업계는 적어도 3개월치의 반도체 특수가스 원료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의 원자재 수급에 따른 리스크는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다만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업계는 현재 1분기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공급망 내 재고까지 고려하면 (원자재 부족으로)단기 내 생산 차질 우려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에는 반도체 생산 차질 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제조과정에서 엔지니어링적으로 사용 비중을 줄이는 노력을 하거나, 사전 재고 확보를 더 강화시키는 방안이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도 "네온가스 등 반도체 주요 원재료는 통상 1분기(3개월)치는 확보한 상태"라며 "반도체 원자재 공급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장기화(3개월 이상) 되지 않는다면 점차 해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제 때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차질로 연결돼 업계 전반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반도체는 생산차질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극단적인 가정을 할 경우 비메모리,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IT 전방산업의 생산 계획이 낮아져 반도체 외 IT 부품 수요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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