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미국인 10명 중 7명 이상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이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와 지난 18∼21일 성인 1289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26%만이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52%는 '단역'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20%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테네시주에 거주하는 67세의 한 남성은 "백악관은 유가를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리와 상관없는 전쟁을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쓰려고 한다"며 "그들(우크라이나)이 난장판에 휘말린 것은 유감스럽지만 우리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게 미국의 근본적인 가치를 방어하는 길이라고 주장해왔다. AP통신은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사태가 미 정가를 휩쓸 것이라고 보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에게는 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가 더 우선순위에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정당별 지지층으로 보면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민주당(32%)이 공화당(22%)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전체 응답자 중 43%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러 관계 처리 방식에 지지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6월(49%)보다 하락한 것이다.
미국인들은 이번 분쟁에서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을 꺼리면서도 러시아의 영향력이 미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의 영향을 매우 우려한다'는 응답은 53%로 지난해 8월(45%)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미 정보당국의 신뢰성을 묻는 문항에서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은 23%였다. '어느 정도 신뢰한다'는 52%,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2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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